[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서울우유가 우여곡절 끝에 우유 출고가를 평균 9.5% 인상하겠다고 발표하자 대형마트가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커피, 제과제빵 업체도 제품 가격 인상 시기를 점치며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우유의 가격 인상이 B2B(기업간거래) 제품에도 반영된다면 커피전문점이나 베이커리 업체의 원가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서울우유 들어가는 업체 `고민`
21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현재 각 계열사별로 서울우유, 동원F&B, 매일유업 등 여러 유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다.
이중 서울우유가 일부 공급되는 매장은 커피전문점 파스쿠찌와 베이커리 카페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의 빵 제품에는 타 업체 우유를 사용하고, 우유가 들어가는 라떼커피류에만 서울우유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던킨도너츠의 경우 동원F&B와 매일유업을 통해 우유 공급을 받고 있다.
CJ푸드빌에서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인 투썸플레이스에도 서울우유가 공급된다. 투썸플레이스는 서울우유, 매일유업과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CJ푸드빌의 대표 베이커리 전문점인 뚜레쥬르는 서울우유, 매일유업에 더해 일부 대학우유 업체에서 우유를 공급받고 있다.
커피전문점 이디야는 매일유업, 엔제리너스는 푸르밀과 우유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유업계에 따르면 B2B 거래는 보통 1년 단위로 업체간 계약을 맺는다. 가격 입찰 경쟁을 통해 적정 수준의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선정되는 방식이다.
현재 서울우유에서 SPC그룹이나 CJ푸드빌 등에 B2B 가격 인상에 대해 공식적으로 통보한 바는 없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업체와 맺은 계약 기간이 있어서 전국적으로 동시에 서울우유가 커피전문점 등에 제공하는 우유가격을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당분간 기존 가격으로 B2B 거래가 이뤄질 전망이지만 계약 조항에 따라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유업체 관계자는 "원유가 인상에 따른 우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경우 계약 기간 내에 공급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을 경우는 상황이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SPC그룹과 CJ푸드빌은 "우유가격이 올라도 (빵 등) 제품 가격 인상은 연내 어렵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SPC그룹의 경우 지난 8월 원유가 인상 결정 당시 "우유가격 인상과는 무관하게 제품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유뿐 아니라 기타 원가 부담이 심한 상황이지만 8월에 밝힌 공식입장에 변함은 없다"고 당분간 제품가격을 인상할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했다.
CJ푸드빌 관계자도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면서 "연내 인상은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서울우유를 시작으로 유업체의 우윳값 인상이 도미노로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커피전문점과 베이커리 업체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업체 관계자는 "서울우유의 출고가가 인상 결정됐기 때문에 (커피전문점 등) 업체쪽도 점진적으로는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