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유동성공급자 '문제는 풀었지만 해답은 못 냈다'

입력 : 2011-10-28 오후 3:32:00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지난 6월 주식워런트(ELW) 관련 스캘퍼(초단타매매자)에 대한 편의제공을 이유로 기소된 일부 증권사들이 실제 유동성공급자(LP)로서의 노력도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2개 증권사 대표에 대한 공판이 지속되는 가운데,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에서 호가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일반 투자자들의 적절한 매매를 이끌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 기소중인 證  '업친데 덮친 격'
 
지난 2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증권사별 '3분기 ELW LP 평가'에서 우리투자증권(005940)은 65.9점(100점 만점)을 기록하며 지난 2분기(84점)보다 무려 18.1점이 줄었다.
 
평가등급도 A 등급을 받았던 2분기보다 두 계단 하락하며 C 등급에 머물렀다.
 
<자료 = 한국거래소>
 
ELW거래의 공정성을 가늠하는 LP평가가 낮았다는 것은 증권사들이 거래소의 호가거래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자칫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분기 평가점수 75.2 점을 기록하며 B 등급을 차지했던 HMC투자증권(001500)도 12.7점이 줄어든 62.5점으로 C 등급으로 한 단계 내려섰다.
 
또 다른 검찰 기소 대상인 대신증권(003540)은 등급은 여전히 C 등급을 유지했지만 전분기(69.9점)보다 7.5점이 줄어든 62.4점을 기록했다.
 
대우증권(006800)은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B 등급을 유지했지만 평가점수는 3.6점이 줄어든 73.7점에 그쳤다.
 
신한금융투자는 평가점수는 1.8점이 감소했지만, 평가등급은 2분기 B에서 C 등급으로 하락했다.
 
반면, 현대증권(003450)은 유일하게 전분기보다 2.4 점이 오른 65.7점을 기록하며 C등급을 유지했다.
 
이외 기소대상인 유진투자증권(001200)KTB투자증권(030210), 이트레이드증권(078020), LIG증권, 한맥증권은 C 등급 아래에 머물렀다.
 
◇ 변동성 장세 속 LP '제 구실 못해'
 
증권사들의 ELW LP로서의 평가가 이처럼 전분기대비 약세를 보인 것은 8월이후 나타난 미국발 악재로 인한 급격한 시장 패닉 탓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3분기 ELW LP 평균 점수도 지난 2분기의 72.58점(등급 B)에서 줄어든 68.82점(C등급)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시장의 흐름이 좋지않았기 때문이다.
 
거래소도 "증권사들이 5분안에 매매호가를 산정해야 하는데 시장이 너무 급변하는 바람에 제한된 시간을 넘겨 공시 위반으로 지적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증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3분기 들어 시장 변동성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관련종목이 1000여개가 넘을 정도로 많은데다 일부 매매호가 지연에 따른 위반건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좋지못한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종목이 워낙 많은 상황에서 일일이 대응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있어 이후 개선된 다면평가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C 등급을 받은 대신증권도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ELW 이론가격의 움직임도 급격하게 변할 수 밖에 없다"며 "안정적인 이론가를 제시해 투자자의 혼선을 가져다 주지 않기 위해 유동성 공급 제시 시간밴드를 보수적으로 대응하다보니 평점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 감소폭이 평균을 밑돌고 있다는 점 ▲ 일반투자자에 비해 2배이상 브로커리지 수익이 높은 스캘퍼의 이용이 높았다는 점에서 일반 투자자들을 위한 LP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도 제기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도 "평가에서 A 등급을 받은 증권사들이 투자자 가격 손실을 줄이는데 주력했다면 지속적으로 C등급을 받는 증권사들은 평가보다는 수익을 우선 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스캘퍼 관련 검찰에 기소중인 증권사들은 "스캘퍼와 일반투자자에 대한 차별적 대응이란 지적에는 "시장상황에 따른 것일 뿐 사실과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스캘퍼에 좀 더 치중하다보면 의도치 않아도 공정한 호가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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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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