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중국의 지원 여부를 놓고 중국과 유로존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독일 공영방송 ARD에서 "중국이 무역흑자를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중국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이번 유로존 지원을 계기로 위안화 절상압박 완화 등의 조건을 내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융커 의장은 또 "중국이 유로존에 투자하더라도 그들에게 뭔가를 보답해야한다는 차원의 정치적 협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나 다른 국가의 투자 없이 지금까지 나온 해결책만으로도 유로존 스스로 문제를 극복해나가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투자를 직접 요청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마틴 오브리 프랑스 사회당 당수는 "앞으로 어떻게 유럽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고 산업적으로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겠는가"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로존 지원에 대해 중국측도 심기가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신화통신은 논평을 통해 "유럽은 중국을 구세주로 생각하지 말라"며 "유럽 국가들은 스스로 만들어 낸 재정적자 문제를 자신들의 힘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유럽이 지원을 이끌어낼만한 동기를 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채권에 대한 손실 리스크를 보증하지는 않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 유럽이 중국의 시장경제지위를 인정하지 않은 것도 중국에게는 앙금으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