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한형주기자] 주력 기업의 실적악화로 고민하던 LG그룹이 결국 구조조정의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적자 사업본부나 사업부별로 비용절감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사업부장이나 팀장 입장에서 복사지 절감 방안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인 것을 알기 때문에 인력 감축안을 선택해 보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사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부나 팀의 경우 인원을 줄이는 방안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대상은 연구원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는 그룹의 수장인 구본무 회장이 '연구개발 본위주의'를 외치는 상황에서 서로 상충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미 알려진대로 유럽의 경우 사실상의 구조조정이 이뤄졌고 국내의 경우도 각 팀과 사업부별로 마련한 계획에 따라 인력재배치 작업 등이 꾸준히 이뤄질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제는 LG그룹을 휩쓸 구조조정이 정상적인 형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진행 중인 구조조정은 사업부 위주의 혁신안을 기초로 하기때문에 일반적인 구조조정에서 볼 수 있는 퇴직 위로금이나 퇴직자를 위한 복리 후생 프로그램 등은 전혀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LG(003550)의 한 연구원은 "상부의 지시없이 업무재배치라는 형태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외국계 연구소 등이 태부족인 상태에서 업무 재배치에 적응하지 못하면 아무런 대책없이 회사를 나가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직면한 LG전자 연구원들은 과거처럼 경쟁사인
삼성전자(005930) 이직도 쉽지않는 상황이다. 삼성그룹도 경기 불황 등을 이유로 삼성물산 등을 제외하고는 경력직 채용을 전면 중단한 상황이다.
LG는 구조조정에 대해 "각 사업부별 한계돌파 아이디어를 제출하라고 한 적은 있지만 미래 경쟁력 확보차원이었다"며 "사업부별로 인력재배치는 항상 진행될 수 있으나 명예퇴직이라던가 구조조정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