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정부의 내년도 예산을 심사하는 '예산국회'가 7일 시작됐으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비준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대치 불씨는 여전해 상황 변화 여부에 촉각이 모아진다.
한나라당이 강행처리를 압박해 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부당성을 설득하는 장외 홍보전을 계속하고 있어 예산심사가 진행되는 오는 10일까지 나흘간 정국의 긴장도는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미 FTA를 극소수의 물리력 때문에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태로 계속 둘 수는 없다"며 "내일(8일) 국회 예산안 심사가 끝나면 전체회의를 열고 비준안 심사 절차를 진행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산심사소위원장에게 내일 오전까지는 외통위 예산 심의를 마쳐달라고 했다"며 "그 이후에 국회법 절차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제반 절차를 진행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여야는 비준안 처리문제를 놓고 이번 주(7~10일) '강행처리', '장기화' 등 중대 기로에 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ISD에 대한 접점 없는 견해차로 막판 극적 타협 가능성이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오는 10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비준안 처리가 시도될 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극심한 대치, 예산심사 등에 따라 비준안 처리가 24일 본회의로 한 번 더 미뤄지거나, 12월로 넘겨져 새해 예산안과 동시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여야는 이날 각각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비준안 문제관련 대책을 모색하는 등 한바탕 기 싸움을 벌였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한미 FTA 문제는 국익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라며 "그래서 이젠 더 이상 늦추기가 어렵다. 마지막으로 점검을 해보고 처리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정부와 한나라당은 진실을 외면한 채 FTA 비준안 강행에만 매달리지 말라"며 "오늘이라도 미국 정부와 ISD 폐기에 대한 재협상하겠다는 약속을 받아와야한다"고 맞받았다.
한편 전날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김진표 원내대표와 비공개 접촉을 추진했으나, 입장 차가 커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