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자동 통번역서비스' 개발 외면...스마트폰 꼴 나나

ETRI, 예산 40억 요청했지만 승인못받아 사업표류

입력 : 2011-11-09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구글·IBM 등이 자동 통번역 서비스를 블루오션으로 여기고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책정해주지 않아 관련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이 뒤늦게 뛰어들어 애플에 뒤쳐지고 이를 따라잡기 위해 더 큰 노력이 필요했던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에 따르면 인천아시안게임과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언어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자동통변역 서비스를 계획했다.
 
전자통신연구원은 세계화가 가속화되며 언어간 장벽을 허무는 자동 통번역 기술의 확보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판단했다.
 
전자통신연구원이 세운 '자동 통번역 대(對)국민 서비스 로드맵'에 따르면 ▲ 내년 여수세계박람회에서 한·영·일 ▲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한·영·일·중 ▲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영·일·중·스페인·프랑스 통번역 서비스를 지원해 언어장벽을 허물 계획이다.
 
자동통번역 서비스는 정보통신(IT)뿐 아니라 교육과 관광, 문화, 의료 등에 파급효과가 크다. 이를 선점하기 위해 구글과 IBM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구글은 2010년에 내년 시행을 목표로 다국어 통역서비스를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2007년 IBM 역시 통역서비스를 상용화 기술 중 파급효과가 가장 큰 기술로 선정한 바 있다.
 
특히 구글은 대용량 다국어 실사용자 로그 데이터베이스(DB) 수집과 성능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기반으로 다국어 음성인식과 자동통번역 기술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관련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전자통신연구원은 공개 기반기술(오픈 API)을 이용해 자동통번역 서비스를 적용하고 플랫폼을 지원할 방침이었다. 또 시범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로그 DB가 기술 개발에 활용될 수 있도록 대상 업체에 배포할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자동통번역 산업 진흥을 위해 전자통신연구원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국내외 업체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비지니스를 창출할 복안도 내놨다.
 
특히, 통번역서비스가 실시되면 약 10조원에 달하는 외국어 사교육비 부담이 경감되고 다학제간 공동연구 등을 통한 창의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자통신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러나 이 사업을 위해 필요한 연간 40억원의 예산을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지 못해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통신연구원 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승인하지 않아 이 사업이 오리무중에 빠졌다"며 "일반 기업체에 자동통번역 서비스를 맡기면 세계 기업들에게 뒤쳐질 것 같아 기술을 기반으로 해보려는데 잘 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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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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