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설아기자] 백화점에 제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이 공정거래위원회가 8일 발표한 판매수수료 인하 방침에 대해 '빛좋은 개살구'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오히려 이들은 각 백화점이 판매수수료를 인하한 후 인테리어와 마케팅 등 입점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등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9일 백화점 중소납품기업들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004170) 등 3대 백화점은 총 입점업체의 절반 수준인 1054개 중소납품기업에 대해 판매수수료를 3~7%포인트 인하, 지난 10월분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백화점의 의류 및 생활잡화 부문 중소납품기업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이 현 32%에서 25~29%로 내려가 연간 1000억여원의 인하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의 입장은 다르다. 실질적인 혜택은 없고 추가비용을 요구받는 등 닥쳐올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
중소납품기업들은 "제품 제작 판매 비용의 3분의1을 차지하는 판매수수료의 평균 5% 인하는 대중소기업 상생의 근본 대책이 아니고 그마저도 일부 기업만 해당돼 형평성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패션업계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매년 판매수수료를 올리면서 소비자가격의 35~38%가 판매수수료인 상황"이라며 "연매출 7억원을 올리는 1개 점포의 경우 5% 인하해도 고작 3500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해 실질적 혜택은 없음을 토로했다.
백화점에 남성복을 납품하는 A업체 관계자도 "수수료 인하 방침을 접한 소비자들이 제품가격 인하를 기대하고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며 "백화점들도 수수료를 인하한 후 다른 명목으로 입점 유지 비용을 요구할 것"이라고 추가비용 지불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판매수수료 인하로 중소납품업체의 부담을 완화하고 백화점의 매년 인상 방침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향후 백화점의 불공정행위도 집중시정할 것"이라고 밝혀 중소기업인들과 동떨어진 입장을 보였다.
한편, 공정위는 이달중으로 3개 대형마트와 5개 TV홈쇼핑를 인하하고 52개 대형 유통업체에 대해서도 자율 인하를 유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