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대우인터, 시너지는 언제 발휘되나

포스코 색깔 입히기 '가속화'..직원들 "성급하다"

입력 : 2011-11-09 오후 1:25:54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국내 최대 종합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047050)이 포스코패밀리에 편입된지 1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당초 기대했던 시너지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1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동희 부회장이 취임한 후 대우인터내셔널의 기업문화는 빠르게 '포스코화' 됐고 '사업과 조직문화'도 전반적으로 안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 부회장이 너무 성급하게 POSCO(005490)의 색깔을 입히려는 경향이 있다며 반발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선 당초 기대했던 양사간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만큼 발휘되지 못하면서 실망스럽다는 말들이 적잖이 나오고 있다.
 
◇ 포스코 색깔 입히기 '가속화'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31일 김재용 대표이사가 임기를 마치고 떠나면서 이동희 부회장 단독대표 체제가 갖춰졌다.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던 김 대표가 퇴임하면서 오랜 기간 조직에 몸담아 왔던 일부 임원들은 포스코의 입김이 더욱 커질 것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한숨짓는 분위기다.
 
최근엔 포스코의 금연캠페인을 벤치마킹한 이 부회장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임직원에게 금연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에도 금연 스티커가 붙여 있을 정도이니 대우인터내셔널 내부 임직원들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포스코패밀리로써 사옥을 국제도시인 송도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커지자 "종합상사의 효율성 측면을 고려해 사옥을 송도로 이전할 계획이 없다"고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밝히면서 문제가 일단락됐다.
 
대우인터내셔널 한 임원은 "오랜기간 대우 고유의 도전정신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면서 "포스코에 인수된후 1년 사이 대우출신 많은 임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빠르게 포스코화 되는 느낌을 받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 포스코·대우인터 시너지 효과 '실망'
 
시장에선 당초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의 사업간 시너지에 대해 큰 기대를 했으나 1년이 지난 현재 실망스런 분위기다.
 
A증권사 관계자는 "인수된지 1년여의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뚜렷하고 가시적인 성과는 대단히 미흡한 수준"이라면서 "다만 조직과 인력의 재조정을 통한 시너지 창출 기회는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고 지난 1년을 평가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의 인수후 큰폭의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 순이익률,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마진 등 대부분의 지표가 오히려 저하됐다.
 
지난 2009년 대우인터내셔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조5440억원, 1570억원이었고, 지난해는 매출 16조1120억원, 영업익 1820억원을 거뒀다.
 
올해 시장 예상치는 매출 18조8000억원, 영업익 2000억원 안팎으로 증권가에선 전망하고 있다.
 
 
<출처 : HMC투자증권>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각각 1.4%, 1.1%, 1.1%로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내지 못했고, EBITDA마진과 순이익률 역시 비슷한 모습이다.
 
특히 순차입금은 지난 2008년말 4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만 4조원이니 차입금이 10배가 증가한 것이다.
 
물론 2조원 가량은 매출채권 할인액으로 K-GAAP에서 매도거래로 인식되던 것이 IFRS도입으로 차입거래로 인식됨에 따른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소 더딘 움직임이 실망시킬 수 있겠지만 큰 그림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대우인터내셔널뿐만 아니라 SK네트웍스(001740), LG상사(001120), 삼성물산(000830), 현대상사(011760) 등 다른 종합상사들도 자원개발 사업의 특성상 차입금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차입금은 미얀마와 호주 나라브리 유연탄광, 마다가스카르 니켈광구의 설비투자에 기인한 것으로 내년부터 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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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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