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걱정 그만"..디젤·하이브리드차가 '고민타파'

성능·연비·친환경성 3박자 '한몫'
디젤車 인기, 수입차가 주도..하이브리드카, 뛰어난 연비·정숙성이 매력

입력 : 2011-11-14 오후 5:57:11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경기도 일산에 사는 이모씨(45세)는 지난달 국산 디젤승용차를 구입했다. 그는 "예전까지 디젤차가 시끄럽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나온 자동차들은 소음을 크게 개선했고 연비도 높아 기름값 부담을 덜해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 한 포럼에서 디젤택시 출시를 검토하는 등 고유가에 맞물리면서 국내 자동차시장의 친환경 바람이 거세다. 이처럼 뛰어난 성능과 높은 연비, 친환경성 등 3박자를 갖춘 디젤차와 하이브리드카가 고유가 시대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고유가에 연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며 "연료 효율성은 물론 친환경성과 승차감 모두를 만족하는 다양한 모델들로 소비자 선호도가 바뀌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 웬만한 '디젤차', 경차보다 연비 효율 높아
 
국내 기름값이 리터(ℓ)당 2000원을 넘어서면서 고연비 차량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유난한 소음 등으로 인기가 없었던 디젤 승용차가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출시된 차들은 엔진의 성능이 개선됐으며, 출력과 연비 등에서 휘발유 자동차보다 유리하다.
 
디젤 엔진은 고온·고압으로 공기를 압축한 후 고압으로 디젤 연료에 분사해 순간적인 마찰에 의해 점화가 이뤄지는 구조다. 그래서 가솔린엔진과 달리 불완전 연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연비가 상대적으로 높다.
 
이로써 보통 가솔린 대비 20~30%가량 연비가 좋다.
 
◇ 현대차 i30
 
현대차(005380)는 올 하반기 신형 'i30'와 'i40' 두 모델을 선보였다. 이 두 모델 모두 가솔린보다 디젤이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i30 신차발표회에서 "i40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팔리는 차의 70%가 디젤이고, i30도 디젤이 50%를 넘을 것으로 본다"며 디젤차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형차급인 i40 디젤은 가솔린 모델 대비 100여만원 저렴하면서 우수한 연비(18㎞/ℓ) 탓에 지난달까지 i40 전체 판매량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 현대차 i40
 
i30의 경우 연비면에서 경차보다 더 효율적이다. 현대차 i30(연비 20.0㎞/ℓ)는 한국지엠의 스파크(17㎞/ℓ)는 물론 기아차(000270)의 모닝(19㎞/ℓ)도 뛰어 넘는다.
 
현대차 엑센트도 디젤 모델이 출시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엑센트는 지난 5월 출시 이후 최근까지 내수시장에서 2425대가 판매돼 전체 엑센트 판매량의 15%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엑센트 1.6ℓ 디젤은 연비가 1.6ℓ 가솔린(연비 : 16.7㎞/ℓ)보다 높은 20㎞/ℓ에 달해 경차 평균(17㎞/ℓ)보다 우수하다.
 
기아차의 쏘울 디젤 모델도 지난 2008년 9월 출시된 이후 최근까지 4347대가 판매돼 전체 판매량의 7%를 차지했다. 한국지엠 쉐보레 크루즈5의 디젤 모델은 10월 기준으로 전체 1816대 중 18%의 판매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시장에서 디젤 모델이 인기를 끌자 한국지엠은 유럽 수출용인 아베오의 1.3ℓ 디젤 모델을 국내에 내놓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르노삼성자동차도 향후 디젤 세단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 수입차가 디젤車 인기 주도
 
디젤차 인기는 수입차 업체들이 다양한 모델을 들여온 영향도 크다.
 
폭스바겐은 전체 국내 판매량 가운데 디젤차 점유율이 90% 수준이다. BMW도 52%로 절반이상을 넘어섰고 아우디와 벤츠도 각각 26%와 17%로 작년보다 디젤차 비중이 높아졌다.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BMW,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브랜드 구매자 중 45%가 디젤엔진 차량을 구입할 정도로 디젤차의 인기가 높다.
 
메르세데스-벤츠는 C200 CDI와 E220 CDI 등 주력 디젤 모델을 내세워 고급 수입 디젤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아우디코리아도 올해 디젤차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판매 확대에 본격 나섰다. 특히 아우디의 디젤차 판매량 증가는 A4 2.0 TDI와 신형 A6 3.0 TDI가 이끌었다.
 
디젤차는 주행성이 둔탁하고 소음이 크다는 편견 대신 고연비·고효율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내년에는 국내 전체 수입차시장에서 디젤차 점유율이 40%를 넘을 전망이다.
  
이밖에 닛산 인피니티, BMW MINI 등도 내년 초부터 디젤 승용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친환경 디젤 승용차의 선두격인 폭스바겐과 BMW가 디젤 판매를 늘려 나가고 있다"며 "유럽계 수입차들이 앞선 디젤차 기술로 내년 수입차 시장에 신차 출시가 더욱 늘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뛰어난 연비·정숙성..친환경 '하이브리드'
 
그간 하이브리드카는 기존 자동차보다 비싼 판매가격 때문에 선호도가 낮았다. 더욱이 하이브리드는 도요타가 주축을 이뤄 왔기에, 국내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보다
다양한 차량 출시가 필요했다.
 
이 때문에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출시는 현재 더욱 활발해지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구동방식도 다양해져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가솔린 엔진에다 전기모터를 더한 것이다. 저속주행 시 전기모터로 운행되며 고속시에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움직여 연비면에서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한 것.
 
더욱이 하이브리드카는 뛰어난 연비와 높은 정숙성이 강점으로 부각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지엠 준대형 하이브리드 알페온 e-어시스트가 이달 1일부터 판매에 돌입한 가운데 혼다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포함된 2012년형 9세대 올 뉴 시빅을 출시했다.
 
이 같은 흐름속에 하이브리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도요타 프리우스는 올해 9월 누적 판매대수는 2905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이상 늘어난 수치다.
 
◇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최근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기아 K5 하이브리드가 출시되면서 우리나라 하이브리드차량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5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내놓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다양한 혜택을 추가로 제공하며 하이브리드 시장 수성에 나섰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올 10월까지 전체 판매량(8만6323대) 중 5479대를 팔았고,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전체(11만133대) 중 1946대를 판매했다.
 
K5 하이브리드는 출시 이후 총 3986대가 판매됐으며, 지난달 말 기준으로 총 계약대수는 4700여대에 달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는 초기 구입 비용이 기존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보다 비싸지만, 향후 몇 년만 운행하면 일반 가솔린차보다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운행할 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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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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