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예기치 못한 증시의 부침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증권업계가 비용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조직을 통폐합하는 한편 내부인력을 영업에 적극 활용하고 각종 행사비용도 절감하면서 내실다지기에 여념이 없다.
◇ 실적부진 사업부문 축소
IBK투자증권은 이번 회계연도 2분기(7~9월)에 순손실 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순손실 7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적자폭이 대폭 늘어났다.
지난 1분기(4~6월)에도 순손실 33억원을 내 국내증권사 중에서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IBK투자증권은 지난 5월 금융계의 ‘구원투수’ 조강래 대표를 신규 선임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하지만 8월에 시작된 증시의 충격이 2분기에도 실적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회사측에서는 자기매매 트레이딩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보고 이 부분의 규모를 축소하는 한편 영업력을 강화하기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IBK투자증권은 약 한달전에 PI팀, 주식운용팀 그리고 OTC팀을 통합해 자산운용팀을 신설했다. 결국 자기 매매 트레이딩 규모를 줄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트레이딩은 시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데 수익기반이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트레이딩 성과에 따라 수익이 크게 변동하는 부작용이 있어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IBK투자증권은 그간 매년 실시했던 공채도 이번에는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신생 증권사 치고는 규칙적으로 공채를 실시했지만 올해는 힘들 것 같다"며 "아무래도 회사가 안정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 외부 행사도 대폭 줄여
중소형사보다 먹거리가 많은 대형사들은 실적이 최악의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증시 폭락으로 자존심을 구긴 증권사들은 지난해와 달리 검소한 포럼을 열고 내실을 다지는 분위기다. 아울러 금융권의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 논란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오는 22일에 열리는 투자포럼에서는 초청공연을 생략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점프’ 공연단을 시작으로 씨스타, SG워너비, 이선희, 대니정 등을 초청해 2시간 넘는 축하공연을 했던 것과는 비교가 된다.
지난 3일 포럼을 개최한 신한금융투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는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를 초빙해 관심을 끌었지만 올해는 외부인사를 초청하지 않았고 장소도 63빌딩에서 여의도 본사 강당으로 옮겼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도 그렇고 아무래도 이제는 증시를 예측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진 상태라 예전같이 크게 하지는 못했다"라고 전했다.
◇ 내부인력 활용해 영업력 확대
내부인력을 이용, 큰 비용없이 영업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14일에 발표한 분기보고서에서 2분기 순이익 49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실적은 나쁘지 않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은 리테일 영업활성화를 위해 투자설명회를 활발히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9월부터 오는 12월까지 리서치센터와 연계해 일주일에 기본적으로 1건, 한 달에 4건이 넘는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전에는 자문사의 대표나 펀드매니저들이 투자설명회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회사 연구원들이 직접 시황이나 종목을 설명하고 있다”며 “전문가가 설명하는 것이 신뢰도가 더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효과가 있는지는 결산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지점 분위기는 좋은 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