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이번엔 스페인이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스페인까지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유로존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6.44%까지 상승, 구제금융 마지노선인 7%를 향해 빠르게 움직였다. 독일 국채 대비 스프레드도 이틀 연속 500베이시스포인트를 상회했다.
채권 시장의 악재였던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완화시키는 몬티 내각의 구성이 완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금리 상승을 막지 못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국채 매입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역부족이였다.
◇ "스페인 상황 악화될 것"
전문가들은 조기 총선을 앞둔 정치적 리스크, 취약한 경제 상황이 스페인의 국채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 17일로 예정된 40억유로 규모의 2022년 만기 국채 발행에 따른 부담감도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맨스 국제통화부문 대표는 "스페인의 상황은 악화될 것"이라며 "ECB의 국채 매입의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스페인 국채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간 그린느 루비니 그로벌 이코노믹스 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이탈리아 보다 더 우려스러운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최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이탈리아와 그리스 소식에 가려 있던 스페인의 부진한 성장률, 높은 실업률 등에 이제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나리맨 베하라베시 IHS 글로벌 인사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스페인 경제 전망은 절망적"이라며 "유럽 채무 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정치적 불확실성·취약한 경제상황..스페인 상황 나아질까?
오는 20일의 총선에서는 마리아노 라호이가 이끄는 보수야당 국민당(PP)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권 교체는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 아닌 만큼 투자자들은 현재 스페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강력한 긴축책이 새 정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민당은 '국민연금 삭감 등 재정개혁 철회'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시장에 국민당의 집권은 재정정잭 의지 후퇴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리스의 경우도 지난 2009년 10월 총선에서 사회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후, 재정적자 문제가 부각되고 국채금리가 상승하며 구제금융으로 이어진 바 있다.
스페인의 예산적자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목표치인 6%보다 높다는 점도 시장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스페인의 지난해 적자는 지난해 GDP의 9.2% 수준을 기록, 유럽연합(EU)이 제시한 목표치인 3%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알리스테어 뉴튼 노무라 정치부문 애널리스트는 "국민당이 승리가 스페인의 경제 상황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새 정부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의 청년 실업률은 50%에 가깝고 자산가격은 감소, 성장률은 정체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스페인이 그리스와 이탈리아와 다르게 이미 강력한 경제개혁안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며 스페인 경제가 가까운 시일내에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