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기나긴 부채의 늪에서 부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번엔 전대미문의 불황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LH는 이달부터 발주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계에 3조3000억원 규모의 발주를 집행해 업계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본격적인 겨울철을 맞아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신축 다세대주택 2만가구를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전세난 해소와 서민주거 안정화를 위해 지난해 1만6000여가구에 그친 주택착공물량도 연내 4배 이상 늘리는 등 '서민생활 증진과 경제활성화'라는 공기업 본연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 연내 3.3조 공공발주.."발주 기근 건설업계 숨통 튼다"
LH는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집중 발주한다.
LH의 올해 발주목표 물량은 11조4000억원으로 이달 21일 기준 8조1000억원을 발주했고 연말까지 3조3000억원을 추가 발주하게 된다. LH 발주예정 물량은 공공부문 전체 공사물량의 3분의 1, 공기업 공사물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LH는 발주시점부터 계약, 착공까지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형공사는 100% 긴급으로 발주하고 입찰공고기간,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최저가심사 기간도 최대한 단축한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건축공사로는 서울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 A5블록 아파트 건설(2661억원), 인천 청라국제도시 씨티타워 건설(2500억원), 서울 송파 위례신도시 군인아파트 건설(2090억원) 등이 있다.
대형 토목공사로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도시시설물 1단계 공사(1289억원), 행정중심복합도시 3-3 및 4-1 생활권 조성(1042억원) 등이 발주될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국내 최대 건설공기업으로서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는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기 위한 조치"라며 "발주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계에 숨통이 트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노숙인 및 비닐하우스 등 주거취약계층 지원
LH는 또 노숙인의 원활한 자립을 위해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비닐하우스나 쪽방 주민 등을 사실상 주거 취약계층으로 분류해 각종 세제혜택을 부여할 예정이다.
노숙인 쉼터 등 거주지가 있는 노숙인에 대해서는 지난 10월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했고, 내년 6월부터는 임대주택 신청자격 기준이 모든 노숙인으로 확대된다.
각 지자체와 LH가 근로 능력 등 자립 가능성을 평가해 임대주택 공급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임대 주택에 입주할 경우 노숙인은 보증금 100만 원에 월 10만 원대의 임대료만 부담하면 된다.
LH는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연말까지 760여가구 추가공급하고 내년말까지 총 1800여가구를 신규 공급할 계획이다.
LH관계자는 "주거 취약계층 지원 등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향후 지속적으로 주거지원 대상을 확대해나가 주거취약계층이 자립의 기회를 마련하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