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원유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원유펀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원유펀드는 최근 WTI가격 급등에 힘입어 귀금속, 농산물 등 기타 원자재 펀드 중에서도 눈에 띄는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3.22달러(3.2%) 상승해 배럴당 102.5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최근 6개월 내 가장 높은 수준으로 WTI 가격은 지난달 4일 배럴당 75.67달러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올라 한달여 만에 26.92달러(35%) 상승,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원유펀드는 WTI 원유 선물에 투자하는 만큼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순자산 1억원 이상인 원유펀드 3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5.78%를 기록했다.
국내 일반주식형펀드가 같은 기간 2.29%에 머물고 동일 유형인 커머더티가 1.36%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성과를 나타낸 것이다.
원유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12.99%로 커머더티형 중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일반주식형펀드가 같은 기간 2.19%를 기록한 것에 비해서도 뛰어났다.
개별 펀드로 보면 규모가 가장 큰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WTI원유-파생](A)’는 1개월과 3개월 각각 15.96%와 12.64%를 기록했다.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자 1(원유-파생)(A)’도 같은 기간 각각 15.26%, 13.33%의 성과를 올려 우수했다.
박문기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원유펀드의 높은 성과에 대해 “WTI원유 선물 가격이 다른 원유에 비해 많이 오르면서 성과가 좋아졌다”며 “원월물 가격이 더 높게 거래되면서 벌어졌던 롤오버 현상이 해소됨에 따라 추적 오차도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원유펀드의 성과가 장기적으로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고 중국 소비가 지금처럼 계속 증가한다면 유가와 소비가 관련성이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 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수급 측면에서도 당장 석유를 대체할 만한 자원이 없고 공급량 역시 부족하기 때문에 유가가 단기적으로는 급등한 만큼 정체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승제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겨울 시즌이 오면서 난방유 수요가 늘고 중국 석유 수요도 증가하는 등 장기적으로 실물 수요 측면에서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유가 급등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으로 인한 것인 만큼 정치적 문제가 어디까지 확산되는지 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예상을 내놓았다.
이 연구원은 “이란 리스크로 인해 유가가 더욱 급등하면 유럽과 미국 소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란 공격 가능성은 적다”며 “리스크가 진정된다면 상반기 부진한 경기가 예상되는 만큼 유가가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