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설아기자] 메이드인코리아 `아모레퍼시픽`이 세계 시장을 누빈지 50년째다.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화장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업계 1위로 우뚝섰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지난 1964년 국내산 화장품으로는 최초로 브랜드 '오스카'를 해외에 수출한 후 50여년간 세계 시장을 공략해 왔다.
현재 북미, 서유럽, 동남아시아, 대중화권, 일본 등 세계 5개 권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과 미주, 프랑스 등을 3대 축으로 설정하고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 글로벌 메가브랜드 육성..전 세계에 '아시아의 미' 알린다
"2015년까지 10개 글로벌 메가브랜드를 육성해 세계 10대 화장품 회사로 성장하겠다"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밝힌 해외 뷰티사업 비전이다. 1945년 창립된 아모레퍼시픽은 서구화로 잊힌 아시아 미(美)의 정수를 세계에 전파하겠다는 내용의 기업 운영 방침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Asian Beauty Creator)'를 실현하고자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90년대 초 글로벌브랜드 전략을 추구하며 중국과 프랑스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2000년대에 들어선 세계 5개 권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고, 중국과 미주·프랑스 등을 3대 축으로 세웠다.
글로벌 전략은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사업 부문은 2010년 말 매출(IR기준) 3360억여원으로 전년 대비 11.2% 성장한 것이다. 특히 중국 사업은 22%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만도 해외 매출이 전년대비 30% 성장, 중국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5%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품 수출 확대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해외 평가도 긍정적이다.
올해 9월 '다우존스 지속가능 경영지수 2010/11' 평가에서 국내 뷰티헬스 업계 최초로 2년 연속 'DJSI World'에 편입, 지역 지수인 'DJSI Asia/Pacific'과 국가 지수인 'DJSI Korea' 등 세 영역에 모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또 화장품과 생활용품 기업으로 구성된 개인용품(Personal Products) 분야에서 해당 부문의 월드 리더로 2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 측은 신흥 시장 전략 수립, 위기관리 체계 구축, 글로벌 사회공헌활동 추진, 친환경 포장재 개발 원칙 정립 등이 좋은 평가를 받은 요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향후 문화경제적으로 유사한 지역과 지리적으로 근접한 지점을 설정, 순차적으로 새로운 권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201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1조 2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전체 매출의 14%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도 29%로 확대시킨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글로벌 사업 성과를 살펴보면 지금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아시아의 미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 중국을 시작으로 아시아를 점령하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시장 진출은 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시장의 개방이 가속화되기 이전인 1993년, 현지법인을 설립해 센양(瀋陽), 창춘(長春), 하얼빈(哈爾濱) 등을 중심으로 백화점과 전문점에 '마몽드'와 '아모레' 브랜드를 공급했다. 그 결과 동북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4~5위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이에 공격적 제품 수출과 영업을 추진, '라네즈(LANEIGE)'를 아시아 브랜드화하기로 하고 3년간의 사전 조사를 벌이고 3500명에 이르는 현지 소비자 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백화점에 한정된 고급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2002년 5월에 글로벌 브랜드의 각축장이자 중국시장의 창구인 홍콩시장에 먼저 진출한다.
홍콩 소고(SOGO) 백화점에 1호점을 연 라네즈는 현재 홍콩에 이미지 숍을 비롯해 2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장 당 월평균 매출 1억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시장을 이해한 아모레퍼시픽은 현지 유행의 발신지인 상해에 별도 법인을 설립, 2002년 9월부터 브랜드 ‘라네즈’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0년 상해의 1급 백화점인 팍슨(百姓)과 태평양(太平洋) 등 주요 60여개 도시, 약 200개 백화점에서 '라네즈'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라네즈 브랜드의 아시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3년 싱가포르의 중심에 있는 이세탄(伊勢丹) 백화점에 진출했고, 이어 대만의 미츠코시(新光三越·신광삼월) 백화점과 인도네시아의 소고(SOGO) 백화점, 태국 센트럴플라자 랏파우(Central Plaza Ladprao) 등에 진출해 소비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또 브랜드 '마몽드'의 중국 진출도 속력을 더했다. 마몽드는 동북지역과 상해 백화점 진출을 시작으로 전문점까지 경로를 확장, 2010년 12월 말 기준 367개 백화점 매장 및 2092개 전문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명품 한방화장품으로 자리 잡은 '설화수'의 경우 올해 3월 북경 팍슨(百盛) 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중국 진출을 본격화했다. 설화수의 중국 진출은 2004년 홍콩과 2010년 미국의 뉴욕에 이은 세 번째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2004년 9월 홍콩 센트럴 빌딩에 부티크 형태의 독립매장을 열고 세계시장을 향해 첫 걸음을 내디딘 설화수는 2009년 6월 홍콩 캔톤로드에 '설화수 스파'를 오픈하는 등 현재 홍콩 내 6개의 최고급 매장을 열었다. 연평균 4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중화권 고객들에게 명품 한방 화장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주시장과 일본이어 글로벌 3대 시장인 프랑스에 도전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깃발을 꽂은 아모레퍼시픽은 동양의 아름다움을 미주 시장과 일본으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글로벌브랜드로 구축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3년 9월 뉴욕 소호에 플래그십 스토어 형식의 'AMOREPACIFIC Beauty Gallery & Spa'로 첫발을 내 디뎠다.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뉴욕 버그도프굿맨(Bergdorf Goodman)에 설화수를 입점시키는 등 아모레퍼시픽의 두 개 브랜드를 미주 최고급 백화점을 통해 알리면서 아시아 대표 뷰티기업으로 각인시킨 것.
일본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의 공략은 이어졌다.
지난 2006년 6월 이세탄 백화점 도쿄 신주쿠 지점에 런칭을 시작한 후, 2006년 7·8월 오사카 한큐백화점 및 도쿄 신주쿠 이세탄 백화점에 입점했다. 이에 2008년 5월 이세탄 백화점이 선정하는 올해의 그랑프리상을 받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9년 상반기에 5개 매장을 신규 오픈했으며, 올해 3월 하카타 한큐 백화점에도 신규 매장을 여는 등 일본에서 총 9개 매장을 운영하며 일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어 세계 화장품 시장의 본거지인 프랑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아모레퍼시픽과 프랑스의 인연은 더 깊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959년 9월 프랑스 코티사와 기술 제휴를 시작한 후, 1988년 10월 프랑스에 순(SOON) 브랜드로 수출을 시작했다. 1990년 9월 샤르트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1997년 4월 야심작 '롤리타 렘피카'를 선보였다. 롤리타 렘피카는 현재 전 세계 110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어 2004년 4월 샤르트르 약 3만평 대지 위에 초현대식 설비를 갖춘 공장을 준공했다.
'롤리타 렘피카'는 여성적이고 환상적인 향취와 독특한 용기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며 출시 8개월 만에 1%대 시장점유율로 프랑스 향수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향수협회(FiFi)가 선정하는 '최우수 여성 향수상', '최우수 남성 향수', '최우수 남성 향수 디자인상' 등을 수차례 수상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2003년 9월 경배 대표이사가 파리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롤리타 렘피카'는 2006년 봄, 9년 만에 두 번째 향수 '롤리타 렘피카 엘(L)'을 전 세계 향수 시장에 화려하게 출시, 2009년 하반기 세 번째 향수 '씨, 롤리타렘피카(Si, Lolita lempicka)'를 선보였다.
프랑스 지역에서 롤리타 렘피카의 판매증가로 수익 동반 매출 증가가 지속, 올해에는 전년 동기대비 15%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 해외에서 사랑받는 아모레퍼시픽
국내 인기 제품은 해외에서도 어김없이 먹혔다.
가장 많은 인기를 얻는 제품은 정통 한방 브랜드 '설화수(雪花水)'의 '윤조에센스'다.
1997년 출시된 설화수는 출시 4년 만인 2000년 메가브랜드로 발돋움, 2010년 상반기에 미국 뉴욕 최고급 백화점 버그도프굿맨에 입점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설화수의 대표 제품으로는 황기 추출물과 맥문동, 감초 추출물 등 한방 성분이 들어 있는 '윤조에센스'로, 지난 한 해에만 약160만개가 팔리면서 스테디 베스트셀러로 기록됐다.
두 번째 꼽을만한 제품은 세계무대에 전략적으로 선보인 아시안 보태니컬 코스메틱 브랜드 'AMOREPACIFIC'의 '타임 레스폰스 스킨 리뉴얼 크림'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브랜드인 ’AMOREPACIFIC’은 뉴욕의 명품 백화점 버그도프굿맨을 비롯해 뉴욕 업타운을 대표하는 백화점 니먼마커스의 30개가 넘는 지점에도 입점해 있는 상황이다.
AMOREPACIFIC R&D 센터는 첫 물차 성분이 피부 재생과 보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이를 AMOREPACIFIC의 '타임 레스폰스' 라인의 핵심 원료로 사용했다.
'타임 레스폰스 스킨 리뉴얼 크림'은 피부 본래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탄력을 증진시키는 탁월한 효과로, 미국 TV 프로그램에서 ‘안티에이징계의 롤스로이스 크림’으로 극찬받으며 뷰티 '잇(it)' 아이템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아모레퍼시픽을 대표하는 제품은 '라네즈 워터 슬리핑팩_EX'다. 바른 후 씻어내지 않고 그대로 자는 편리한 수면 팩으로, 훈자 살구 추출물 등이 첨가되어 수분 공급은 물론 피부에 활력을 부여하고 슬립센트 성분으로 숙면을 돕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습한 기후 특성상 에어컨 바람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 간단하게 피부 관리를 해주는 제품을 원한 홍콩 고객에게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간 것.
전 세계적으로 30초에 1개꼴로 팔리는 이 제품은 홍콩 내 주 패션잡지인 'Oriental Sunday More'를 비롯한 많은 잡지에서 최고의 수분제품으로 선정, 글로벌 인기 아이템으로 꼽히며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마몽드 토탈솔루션 미네랄 모이스처 비비크림'도 중국 여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화사한 비비'로 유명한 이 제품은 토탈솔루션 에센스 성분을 함유해 이중 보습을 갖춘 제품.
지난 2005년, 중국 런칭을 시작으로 마몽드의 세계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현재, 중국 내에 718개의 백화점 매장과 2000여개의 화장품 전문점에서 판매되는 최고 인기 화장품 브랜드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50%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는 등 중국인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