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초점)美 재정적자 감축 리스크 재발..'슈퍼위원회'에 촉각

입력 : 2011-11-21 오전 10:30:25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미국 경제의 복병, 재정적자 감축 합의 리스크가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미국 재정적자 감축 합의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의회 슈퍼위원회가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것.
 
미국 경제지표의 서프라이즈가 지속되면서 4분기 성장률이 3%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등 미국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또 지난주 블랙 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미국 최대의 쇼핑시즌이 도래하면서 소비회복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이런 호재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성 뒤켠에 숨어있는 재정적자 불확실성 때문이다.
 
이번주 시장은 슈퍼위원회가 재정적자 감축에 대한 합의를 이뤄낼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슈퍼위원회, 23일까지 결론 못낼 가능성 유력
 
19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슈퍼위원회는 향후 10년간의 1조200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어떻게 줄일것이냐를 두고 논의했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공화당은 10년에 걸쳐 7000억달러 규모의 증세와 2500달러 규모의 의무예산 감축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최소 1조달러 규모 증세와 1조달러 정도의 정부지출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슈퍼위원회가 감축방안 합의도출 시한인 23일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P통신은 "위원회가 합의에 실패하면 미 의회가 대안을 마련할 시간이 없어 결국 '형편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슈퍼위원회가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면 동일한 규모의 지출감축이 자동적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이중 절반이 국방비 부문에서 이뤄지게 된다. 여야 모두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 합의 지연되면? 신용등급 강등 비상
 
재정적자 감축 협상이 지연될 경우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 8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불충분한 재정적자 감축규모와 정부 부채한도 증액협상 난항에서 드러난 정치적 리스크 때문이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하면서 신용등급이 추가적으로 강등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무디스와 피치는 S&P와 달리 지난 8월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최고 등급을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가 재정적자를 축소할 법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추후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신용등급 강등 우려는 고조되고 있다.
 
김종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신용등급이 한단계 떨어지면, 주로 AAA등급 자산으로 구성돼있는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한 펀드런이 촉발되는 등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전 세계 금융기관에 자금경색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유럽과는 달리 최근 미국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미국 신용등급의 강등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치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져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미국 소비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합의안 도출마감 시한인 23일은 미국의 가장 큰 쇼핑시즌이 시작되는 추수감사절 전날이다. 
 
◇ 긍정론도 제기..결국 타협 이뤄낼 것
 
일각에서는 합의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이 증세에 대해 일부 수용 하고 있고, 부시 대통령 시절 도입한 세금감면을 내년 이후로 연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합의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소속 패트릭 투메이 상원의원은 "시간이 너무 늦었지만 우리가 합의를 도출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직도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그레그 밸리어 포토맥 리서치 정치 평론가는 "합의규모가 1조2000억달러가 아닌 700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슈퍼위원회는 신용평가사들이 미국의 가치를 손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완만한 수준의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종수 이코노미스트는 "협상에 다소 부침은 싰을 수 있지만 결국 타협을 이뤄낼 것"이라며 "재정적자 감축 노력이 지연될수록 보다 강도높은 긴축재정과 신용등급 강등이 동반되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 등이 감안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고용이 증가하는 등 자생력이 회복되고 있다"며 "유럽과는 달리 점차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미래를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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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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