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한미FTA(자유무역협정)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된 지 2시간여가 흘렀으나, 국회 안과 밖의 긴장감은 여전히 맴돌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4시께 본회의를 열고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상정, 재석 170석 가운데 찬성 151표, 반대 7표, 기권 12표로 가결 통과시켰다.
한나라당은 이에 앞서 비준안 처리를 위해 낮 12시께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했다.
이어 오후 2시 본회의장 맞은 편 예산결산위원회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진행했다.
예산안 논의를 위한 정책 의총이었던 만큼 이 때까지만 해도 국회는 평온한 상태가 유지됐다.
하지만 의총에서 마지막 발언에 나선 황우여 원내대표는 즉각적인 단독 처리 방침을 밝혔다.
의총 장에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3시께 곧바로 본회의장으로 향했고,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한나라당의 단독처리 요구를 받아들였으며, 질서유지권이 발동된 4시께 비준안을 심의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심사기일을 지정했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도 뒤늦게 본회의 개회 소식을 듣고 본회의장으로 속속 집결했지만 의석수 부족으로 한나라당의 강행처리를 저지하지 못했다.
여야 간 대립이 이어진 4시 8분께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국회의장 단상에 최루가스를 터뜨려 한 때 아수라장이 됐고, 이후 20여분이 지난 4시28분 비준안은 강행 처리됐다.
한시간여가 지난 5시 30분께 다수의 야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을 떠나지 않고 항의농성을 계속했으며, 이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국회 일정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는 등 비난수위를 점차 높였다.
국회 밖 상황도 사정은 마찬가지. 5시 59분께 당 관계자와 취재진들조차 유일한 출입구인 본청 뒤쪽 면회실 진입이 차단됐으며, 동시에 안에 있는 사람들조차 밖으로 나가질 못하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의 고성이 중첩됐다.
방호원과의 실랑이가 20여분간 지속됐으며 결국 국회 관계자 및 출입 기자들에 한해 출입이 간헐적으로 허용됐다.
같은 시각 네티즌들의 반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점차 확산됐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22일 강남역에서 예전됐던 '한미FTA 저지 촛불 집회를 겸한 거리강연'은 한나라당의 날치기 뒷 통수로 인해 여의도 촛불집회로 변경됐다"며 "지금 당장 여의도로 모이세요! 여의도를 점령하라! 롸잇 나우!"라고 글을 올리며 호소했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오후 5시 여의도 긴급집회에 이어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한 것이 알려지자 집회 참여자들은 여의도 산업은행 앞쪽으로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