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대기업들, 내년 '동반성장' 준비완료?

중기적합업종 수용 준비 중..일부 반발도

입력 : 2011-12-01 오후 6:20:48
[뉴스토마토 송지욱기자] 중소기업 적합업종 3차 발표를 앞두고, 지난 9월과 11월 1, 2차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된 식품업종 관련 대기업들의 표정이 제각각이다.
 
업체들은 내년에 확장하기로 했던 사업을 중단하거나 포기, 혹은 세부적인 합의점을 찾아보려고 논의하는 등 동반성장위원회의 권고 사항에 따라 변화를 받아드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대부분 업체들에게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사업 품목이 적합업종에 선정됐어도 실제로는 기존에 진출하지 않았거나 진출 계획도 없던 분야이기 때문이다.
 
◇ CJ제일제당 "급식시장 확장 접는다"
 
지금까지 선정된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총 41개. 이 가운데 식품과 관련한 것은 1차 때 막걸리(내수진입자제), 순대, 청국장, 고추장, 간장, 된장(사업축소 포함 확장자제) 등 품목과 2차 김치(확장자제), 어묵, 햄버거빵(사업축소), 조미김(확장자제), 두부와 원두커피(진입 및 확장 자제)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업종이 해당됐던 CJ제일제당(097950)은 동반위의 권고사항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로 급식시장에 김치나 어묵, 두부 등을 납품해온 CJ제일제당은 내년도에도 이들 물량을 키울 계획이었지만 적합업종에 선정돼 '확장자제'를 권고 받으면서 김치는 현상 유지, 어묵은 재래시장 등에서 발을 빼고, 두부시장에서는 포장용 판두부 시장에서 자진 철수를 결정했다. 모두 내년도 확장을 계획했던 분야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적합업종 선정된 품목이) 전체 매출로 볼 때는 적지만 어쨌거나 사업기회와 수익에서 손실을 보게 됐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기존 거래선과의 계약이 끝나는대로 철수하는 내용을 담은 구체적인 안이 내년 상반기에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떡 시장 제동 당한 SPC "대리점 확장 부분 협의 중"
 
떡과 햄버거 빵 품목이 적합업종에 지정돼 난감해하던 SPC그룹은 대응책 마련도 여의치않은 상황이다.
 
가장 예민한 분야가 '빚은'이라는 떡 브랜드. 가맹점을 늘려 내수시장을 늘리려 했던 사업이지만 동반위는 추후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한 품목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업계의 협의를 강조했지만 SPC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SPC그룹 관계자는 "점포 확장에서 광고 등 대외적인 모집 행위는 삼가하되 자연적으로 생기는 점포는 허용하는 쪽으로 조율 중"이라며 "대리점 확보 없이는 떡 시장 사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데 최대한 접점을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OEM 방식 자제나 연구개발(R&D) 등 기술협력 부분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자회사로 두고 있는 삼립식품 등과 관련된 햄버거빵은 중소기업 측에서 요구한 일부 일반 슈퍼, 휴게 음식점, 고속도로에서 철수하고 군납시장에서는 향후 진입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수용하기로 했다.
 
◇ 대부분 업체들 "영향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는 "우리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반위가 적합업종을 선정했지만 해당 품목들이 기존에 진입조차 하지 않았던데다 큰 돈벌이가 되지 않아 철수를 하게 되더라도 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말이 가장 많았던 두부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던 풀무원도 여유만만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비포장 시장은 원래 해오지 않았고 진입 생각도 없었다"며 "B2C시장에서 포장두부에 집중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막걸리 역시 국내 대기업들은 대부분 일본 등으로 수출하는 시장에 집중해 있어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진로막걸리의 하이트진로(000080), 서울막걸리의 롯데주류 등은 '수출'이 주인 업체들이다.
 
다만, 김치를 생산하는 대상FNF는 난색이다. 급식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당초 5~10%의 비중을 점차 늘리려고 했지만 동반위의 권고로 시장 진출의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대상FNF 측은 "학교 급식분야에 납품을 늘리는 쪽으로 내년도 사업 계획을 구상 중이었는데 적합업종에 선정되면서 타격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대기업들은 여전히 동반위원회의 적합업종 권고 사항에 대해 일단 버텨보자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조미김 시장에서 '양반김'으로 약 15%의 국내 시장을 점유한 동원F&B(049770)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매년 5%의 성장을 보여온 조미김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어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순대 분야에서 마트 판매를 늘려오던 아워홈도 동반위 결정에 대해 "언제 그 내용을 반영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동반위의 권고를 긍정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지만 '확장자제'의 의미가 모호한 측면이 있어, 내부적으로는 내년에 할지 내후년에 할지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 동반위 "3차땐 가능한 많은 품목 선정"
 
동반위는 이달 중순까지 3차 적합업종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1, 2차 선정 때 제외된 140개 품목 가운데 절반가량이 대기업이 진출한 품목으로 확인하고, 막판까지 품목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반위 관계자는 "1, 2차 때 결론내지 못했던 업종들은 계속해서 협의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3차에서는 최대한 많은 수의 적합품목이 나올 것"이라며 "일부 대기업이 대리점을 확장하는 등 대기업 진입 움직임이 포착돼 세부적인 확인작업에 시간이 더 소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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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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