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中 지준율 인하, 통화정책 변화는 아닐 것"

입력 : 2011-12-01 오전 11:04:32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이 3년만에 지준율을 인하한  것과 관련해 중국내 경제학자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안정적 경제성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1일 보도했다.
 
또 이번 지준율 인하가 그동안 인플레이션 압박 조처를 취해 온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 시장 유동성 증가 효과 기대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지준율 인하의 목적은 그간 위축됐던 시장 유동성의 확대다.
 
렌핑 중국교통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중국의 실질적인 지준율이 높은 편이고 외국환평형기금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은행의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 지면서 신용 대출까지 난항을 겪자 중앙은행이 지준율 인하를 결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지준율 인하는 은행의 유동성 완화와 신용대출의 합리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10년부터 인플레이션을 잡고자 12차례 지준율을 인상했다. 그 결과 올 들어 시장의 유동성이 크게 줄었다.
 
인민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10월 말 중국의 광의통화 잔액은 81조68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12.9%, 협의통화는 27조6600억위안으로 8.4% 증가했다. 최근 몇 년 중 가장 낮은 통화공급량 증가 속도다.
 
마쥔 도이치뱅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행들의 유동성이 예상보다 적었다”며 “이것이 지준율 인하를 통해 유동성 증가를 꾀한 직접적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대형 금융기관과 중소형 금융기관의 지준율은 각각 0.5%포인트 내린 21%, 17.5%가 됐다. 시장 유동성은 4000억위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안정적 경제 성장 유지 신호탄
 
신화통신은 아시아개발은행 중국대표처 좡젠 선임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 “수출 부진, 경제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압박 완화 등 중요한 시기에 중앙은행이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안정적인 성장의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 되고 있다는 여러 가지 지표가 발표됐다.
 
올해 GDP 성장률은 1분기 9.7%에서 2분기 9.5%, 3분기 9.1%로 꾸준히 감소했다. HSBC는 얼마 전 11월 중국의 구매자관리지수(PMI)가 32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고 발표했다. 중국 최대 교역 상대인 유럽의 재정위기가 더욱 심화되면서 9월 이후 중국의 수출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순리 상하이 푸단대학 교수는 “유럽과 미국의 경제가 부진하면서 중국은 인플레이션율 하락, 위안화 절상 압박 완화, 민간 대출 상환 부담 등의 상황에 직면했다”며 “중앙은행은 이것을 기회로 삼아 지준율을 낮춰 유동성 확대의 효과를 얻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지준율 인하와 함께 중국 정부는 12월1일부터 전기요금을 kw당 0.03위안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하이유에너지 경제연구소 관칭유 선임 연구원은 “지준율 인하와 전기요금 인상은 정책적으로 합을 이루며 정부의 정책기조가 인플레이션 통제에서 안정적 성장 유지로 돌아선 것의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 통화정책 기조 변화는 더 지켜봐야
 
다만, 이번 지준율 인하 조치를 계기로 통화 정책 방향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앙차이징대학 중국은행연구센터 궈텐용 주임은 “중앙은행의 지준율 인하를 통화정책 방향의 변화 신호로 읽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10월 외국환평형기금의 감소로 은행들의 유동성이 줄어들고, 재정수입 급증과 선입후출 방식으로 인해 일부 은행의 예금이 다소 줄어들었다”며 “지준율 인하는 단지 유동성 증가에 불과하며 높은 물가, 산업 구조조정, 부동산 가격 통제 등 현안이 많아 여전히 ‘안정’이 정책의 핵심 기조”라고 강조했다.
 
좡젠은 “이전 보다 유동성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통화 정책이 다소 조정되는 것으로 볼 수는 있지만 정책적 방향이 완전히 바뀔 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타오둥 크레디트스위스 아태지역 수석이코노미스는 “현재 지준율이 비교적 높았기 때문에 인하는 단지 기술적인 부분에 불과하다”며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 통화 지표들로 미뤄봤을 때 중국 통화 시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인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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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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