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내년 3월 농협의 신용ㆍ경제분리(신경 분리)를 놓고 농협 내부에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농협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대로 신경 분리가 진행될 경우 ▲ 금융지주 BIS 비율 하락 ▲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 ▲ 준비 부족으로 인한 경쟁력 상실 등의 문제들이 거론됐다. 성급하게 추진됐다는 비판을 사고 있는 농협 신경 분리의 문제점을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②
신용경제(신경)부문 분리로 내년 3월 탄생하게 되는 금융지주는 태생적 한계를 안게 된다. 농협 내부 자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무리하게 11조원의 빚을 안고 영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이자비용으로만 매년 2400억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배당금, 명칭사용료로 농협중앙회에 줘야 하는 돈만 매년 1조원이 넘는다.
<신경 분리에 따른 금융지주 부담>
지출부담 |
규모 |
비고 |
배당금 |
3650억 |
매년 약 350억 증가 |
1조원 현물출자 |
100억 |
정부요구 1% 기준 |
농금채 발행 |
336억 |
8000억 판매, 4.2% 기준 |
상호금융 차입 |
2080억 |
4조원 차입, 5.2% 기준 |
명칭 사용료 |
6600억 |
영업수익 2.5% 이내 |
소계 |
1조2776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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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결산시 예상)
현재 농협 중앙회 기획실 추산 금융지주의 연말 당기 순익 목표는 고작 7900억원에 불과하다. 결국 농협금융지주는 첫 해부터 이자 비용도 감내하지 못하고 곧바로 ‘부도’를 맞는다는 얘기다.
◇ 전혀 준비 안 된 '신ㆍ경 분리'
또 현재 농협 신용사업부문은 곪을 대로 곪아 있는 상태다. 부동산 PF대출 부실만 2조원을 넘어섰고 대손충당금은 금융감독원 규제 기준 101%, 은행공시 기준 79% 수준에 불과하다. 이 상태로 농협은행이 출범할 경우 모든 금융그룹의 동반부실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중앙회의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과도한 간섭도 문제로 지적된다. 중앙회는 금융지주로부터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를 받으면서 경영에 간섭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정치 조직에 가까운 농협중앙회가 금융지주 산하 농협은행, 보험 등의 경영에 개입할 경우 ‘관치금융’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농협 내부에서도 “이러한 간섭으로 인해 (금융)전문성을 통한 수익기반 확충이라는 신경분리의 모토가 사라지게 된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여기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체결로 해외자본들이 농협 금융지주에 대해 ‘특혜’를 거론하며 ISD(투자자 국가 소송제)를 통해 압박에 나설 수도 있다. 이번 한미FTA에서는 농협과 같은 공제 금융기관에 한해 3년 후 민간 보험회사와 같은 대우를 하게 돼 있다.
즉 3년 후에는 국내에 진출한 미국 금융기관이 ‘한국 정부가 농협에 특혜를 주고 있다’며 소송을 걸 수 있다.
결국 농협 내부에서는 "제대로 체력(자본금)을 키워 정부와 중앙회로부터 독립된, 농민을 위한 금융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장 3개월 후 신경 분리는 너무 촉박하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