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유금속은 첨단 녹색산업의 품질 및 성능향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래 고부가가치 자원이다. 이에 전세계 각국은 희유금속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원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희유금속은 자동차,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중요한 자원임에도 우리나라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처지다. 실제 지식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선정한 10대 핵심 희유금속 전체 수입량은 지난 2009년 대비 총 수입액이 무려 58%나 증가했다. 전문연구기관 및 학계 전문가들은 신기술 개발과 물자절약, 비축 등 자구적인 노력보다 해외자원개발을 통한 안정적 확보망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희유금속의 전세계 시장 동향과 비축 현황, 우리나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장기전략 수립 등에 대해 2회로 나눠 짚어본다. [편집자註]
[글싣는 순서]
①자원의 '무기화'..중장기 대책 시급
②"21세기 엘도라도는 어디?..어디든 간다"
지난 1964년 희유금속 관련 저서인 레어 메탈 핸드북(Rare Metal Handbook, Cliff A. Hampel)'에서 최초로 사용했던 희유금속은 지구상에 천연상태의 부존량이 극히 적고, 경제적·기술적으로 추출하기 어려운 금속이다.
우리나라는 35종(56원소), 일본 31종, 미국 33종을 희유금속으로 정의하고 있을 정도로 국가별·시대별로 분류 기준이 상이하다.
특히 희유금속은 '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리며 첨단산업 성장에 발맞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희유금속은 휴대폰 베터리(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그린카 모터(희토류), 배기장치(니켈, 크롬, 몰리브덴, 백금족) 등 산업전반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기존금속 소재와 결합해 신기능성 소재를 창출하는 '줄기금속(Stem Metal)’은 전기 자동차, 연료전지(FCEV), 하이브리드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신성장동력 및 융합산업에 없어선 안될 핵심 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
이렇듯 희유금속이 미래 산업의 핵심 소재로 각광받으면서 세계 각국은 자원확보가 미래 경제성장에 중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우리에겐 희토류가 있다”
무엇보다도 올해 석유,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원보유국들의 자원 민족주의와 무기화가 가속화되고,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거대 자본을 앞세워 일반자원뿐만 아니라 희유금속까지 가리지 않고 싹쓸이하고 있다.
희유금속은 80% 정도가 중국, 캐나다, 러시아, 호주, 미국 등 5개국에 편중돼 있다.
이들 국가는 자원의 희소성을 높여 수요경쟁의 심화를 가져왔고, 이는 공급불안을 가중시켜 가격 급등의 주요인이 됐다.
<희유금속 가격 변동추이>
<자료 : 한국광물자원공사>
실제 지난 2003년 대비 몰리브덴과 크롬, 텅스텐, 희토류의 가격 상승률은 각각 624%, 419%, 367%, 216%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세계 최대 희유금속 부존국인 중국은 희유금속 매장량(11종)과 생산량(13종)에서 세계 1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희토류, 텅스텐, 몰리브덴, 안티몬, 주석 등을 국가보호광종으로 지정·관리하고, 쿼터량 축소, 관세인상, 증치세환급 폐지 등을 내세워 수출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등소평은 생전에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우리에겐 희토류가 있다”고 말해 자국의 희유금속에 확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비축사업팀 관계자는 “중국은 풍부한 자원과 적극적인 관리로 자국의 신소재 및 첨단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세계 녹색산업의 KEY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중화학공업에서 IT나 디스플레이 등 신성장동력으로 경제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희유금속의 다소비 산업구조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금속 광물자원의 낮은 자급률(1.3%) 탓에 모든 희유금속 소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첨단산업용 희유금속의 수입금액은 130억달러로 2003년대비 무려 192.8% 증가했다.
여기에 기형적인 희유금속 생산구조와 전문기업의 부재 역시 우리나라가 희유금속 빈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정웅태 에너지경제연구원 자원개발전략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자원확보를 위해선 부존국과의 상호 보완적인 접근법을 활용해야 한다"면서 "실제 중국 같은 경우 자원개발 관련 외국인 투자를 제안하고 있지만 가공 투자는 허용함으로써 자원개발 관련 산업의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자원 부존국이 필요로 하는 발전소, 에너지 관련 산업 등을 연계해 양측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자원개발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내년 4월 비축기지 완공..중장기 전략 '본격화'
선진국들에 비해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도 정부를 중심으로 학계와 산업계가 연계해 희유금속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도 오는 2016년까지 국가비상시 희유금속의 안정적 공급(2개월 7만8400톤)을 위한 비축전략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사업계획 및 비축기지 확보, 재원확대(연간 500억원) 및 물량·품목 확대, 방출·비축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3단계 사업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올해 10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8대 광종에 대한 희유금속 비축량은 1만6000여톤으로 목표 대비 84% 수준까지 끌어 올린 상태다.
이와 함께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과 군산시 군장산업단지 등 2곳에 희유금속 비축기지를 건설하고 있으며,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매년 500억원의 예산을 투자하는 것은 물론 구매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시장분석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비축선진국인 일본과 미국 유럽 등과의 정보교류 확대와 희유금속 스왑(SWAP) 추진을 확대해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