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월 기준금리를 지난달에 이어 연 3.2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인상 후 두달 간격으로 모두 세 차례 0.25%포인트 인상돼 지난 3월 3%를 기록했다. 이후 4월과 5월 3%로 동결됐다가 6월 3.25%로 인상된 후 여섯달 연속 동결됐다.
<최근 기준금리 추이>
6개월째 기준금리가 동결된 것은 한은이 그동안 강조하던 금리 정상화(인상)와 물가관리 보다는 대내외 경기불안으로 국내경기의 하방 가능성이 더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간의 재정통합을 골자로 하는 유럽연합(EU) 협약 개정추진 합의 등 유로존 재정위기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아 해결되기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경기 둔화가 국내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금리 동결에 힘을 실었다.
한국개발원(KDI)이 발표한 'KDI경제동향 12월호'에 따르면 우리나라 11월 중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3.8% 증가해 두자리 수로 올라섰지만 전월 8.0%에 이어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역시 둔화되고 있다.
10월 중 소비판매액지수는 전월(2.8%)에 비해 소폭 둔화된 2.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내구재는 승용차 판매액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전월(6.5%)에 비해 둔화된 2.9%의 증가율을 나타냈고, 준내구재도 4.4%에서 3.5%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10월 중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와 운수장비 모두 부진해 전월(-4.3%)에 비해 감소세가 확대된 -11.9%의 증가율을 기록해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불안한 글로벌 금융상황이 우리나라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수출과 소비가 둔화되고 있는 것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높은 물가를 우려해 기준금리를 인상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금반지를 제외하고 산정한 소비자물가가 지난 11월 4.2%로 한은의 중장기 물가관리 목표치(현행 3±1%) 상단인 4%를 다시 넘어섰고, 가격등락이 심한 일부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3.5%로 여전히 고공행진중이다. 한은이 대외요인에만 신경 쓰고 물가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