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피해자 "법원, 3조2천억 중소기업 피해 나몰라라"

8일 2건 항소심도 지난 5월과 마찬가지로 '기각선고'

입력 : 2011-12-08 오후 5:55:52
[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8일 열린 키코(KIKO) 피해기업과 은행간 항소심 판결에 대해 피해 중소기업들은 "법원이 피해 중소기업보다 강자인 은행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 위원회는 "대한민국 법원은 또 한번 키코 피해 중소기업을 외면했다"며 "서울고등법원은 키코 금융사기의 실체를 파헤치고 단죄하는데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오히려 은행에 면죄부를 주고 사실관계 왜곡까지 묵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서울고등법원(14민사부)에서 열린 키코(KIKO) 피해 중소기업과 은행간의 항소심 판결선고에서 법원은 1심과 같이 피해액의 30%만 은행이 보상해주도록 결정했다.
  
키코(KIKO)란 기업과 은행이 환율의 상·하단을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환율이 변동하면 미리 정한 지정환율에 따라 외화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파생금융상품이다. 이 상품은 환율의 등락 폭이 클 때 손실의 위험도 그 만큼 커지는데 지난 2008년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키코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키코 공대위에 따르면, 수백개의 우량 수출기업이 키코계약으로 입은 피해는 드러난 것만 3조2000억원이다. 공대위는 "키코 계약 1건 때문에 수십개의 기업이 부도가 나고 파산했고, 30~40년간 일궈온 회사를 은행에 또는 다른 이들에게 넘길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키코 피해자들은 "은행들은 여전히 이 '키코'라는 상품이 환헤지에 좋은 상품이며, 중소기업을 위해 팔았다고 주장한다"며 "전문가인 은행과 비전문가인 중소기업간 복잡한 파생상품 거래로 인한 수십, 수백억의 손실책임을 비전문가인 중소기업에 전적으로 묻는 것이 과연 공명정대한 판단의 결과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키코 공대위는 "인도, 이탈리아, 독일의 경우 법원에서 키코같은 파생금융상품을 판매한 은행의 잘못을 인정하고 처벌을 했다"며 "금융 선진국이라는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키코계약이 사기라고 판단했고 가까운 일본은 은행협회가 나서서 기업의 손실을 분담하고 중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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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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