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금융감독원이 카드론을 악용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금융감독원은 9일 20개 신용카드사에 카드 신규가입 신청 시 카드론 서비스 여부 선택을 의무화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신규 가입 회원이 카드론 서비스 사용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신용판매와 현금서비스만 받는다.
특히 금감원은 2500만명의 기존 회원에게도 이달 말까지 카드론 서비스 차단 여부에 대한 의사를 물어볼 것도 지시했다.
카드론 차단을 선택하면 카드 한도와 별도로 받는 카드론 신청은 거부된다.
향후 카드론을 사용할 경우에는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모집인을 통해 대면 신청하거나 신분증 사본을 제시해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번 금감원의 강력한 조치는 여러 대책에도 카드론 보이스피싱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금감원이 휴대전화로 보낸 인증번호를 입력해야 카드론을 받을 수 있게 했지만, 범인들은 인증번호마저 알아내 범행을 저질렀다.
금감원이 집계한 피해 규모는 올해 1분기 9건(1억원), 2분기 39건(4억2000만원)에 불과했지만, 3분기 470건(45억6000만원), 10월부터는 한 달 반만에 917건(91억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카드론 서비스를 선택하더라도 일부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카드론 신청이 들어오면 카드사 상담직원이 전화를 걸어 최근 카드결제 날짜나 결제 장소 등 본인과 카드사만 알 수 있는 정보를 물어보도록 했기 때문이다.
상담직원이 아예 없는 야간이나 새벽에는 카드론 서비스를 받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콜센터 상담직원이 카드론 신청자에게 전화를 걸어 신청 사실을 확인한 후 돈을 입금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