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유럽연합(EU)이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는 새로운 재정협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정상회의를 통해 각 국가들의 재정에 대한 규제를 강화,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신(新) 재정협약'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협약에 따르면 유로존 회원국가들은 평시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0.5%가 넘게 되면 재정지출 축소, 세금인상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며 재정적자 비중이 GDP의 3%를 넘길 경우 벌금 등 제재 조치를 받게된다.
또 유럽 정상들은 이번 회담에서 유럽 재정위기 '방화벽'을 강화하고자 국제통화기금(IMF)에 2000억유로를 추가로 대출하기로 했다. 최대 5000억유로 규모의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출범도 앞당겨 내년 7월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 EU 재정협약 "결정적 한방'은 아니다"
유럽연합(EU)은 8~9일 이틀간 열린 정상회담에서 재정 통합에 대한 원론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한다. 전문가들은 9일 뉴욕증시가 1% 넘게 올랐지만 이는 유럽 연합 정상들이 무언가 대책을 내놓았다는 안도감에 따른 반등이지 이 방안이 유로존 위기를 해결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재정협약 소식으로 전세계 증시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위기의 진원지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오르는 등 유럽 국채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오히트 쿠마르 도이치뱅크 투자 전략가는 "이번 회담에서 정상들은 유럽이 풀어야 하는 숙제인 재정통합이라는 첫 단추를 잘 채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는 시장에 안도감을 주는 단기적인 해법이 아니라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합의안 내용들이 얼마나 빨리 효력을 발휘할 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며 "아무리 빨라도 수 개월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 EU 회의 결과, 회원국간 이견 여전
WSJ는 또 대부분의 EU 회원국들이 이번 방안에 함께할 뜻을 밝혔지만 영국이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참여하지 않는 나라가 있는 재정협약이 유럽 국가들의 관계를 얼마나 견조하게 유지시킬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사이먼 스미스 프로펙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은 갈수록 2진법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더욱 강력한 재정 통합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하나 이상의 국가들이 유로존을 탈퇴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텔러그래프지는 또 유럽통합조약 개정에 영국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ESM의 성격,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 확대에 대한 각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위기 해결은 아직 멀었다"는 회의론을 제기했다.
또 "독일이 유로존 해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유로본드에 대한 기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유럽 재정 위기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