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순영기자] 지난 2005~2007년, 코스피가 '마의 1000포인트'를 넘어 2000포인트까지 다다른 대세상승기 시절 여의도 펀드매니저와 연구원들에게 바이블과 같은 책이 하나 있었다.
바로 마크 파버의 '내일의 금맥'이다. 저자가 '닥터 둠'이라 불릴 정도로 비관론자이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 분석가들이 주목한 것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호황과 이를 통한 유동성 증가였다.
대세상승기였던 그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면 유동성은 넘쳐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차이점도 크다.
전세계 경기가 좋지않고 풀린 종이돈 때문에 물가(인플레이션)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급등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1929년 대공황을 통해 얻었던 교훈인 '유동성을 줄이는 긴축정책은 불황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다만 저금리를 통해 많은 돈이 풀린 만큼 경기가 부진하더라도 수익을 얻을수 있는 투자기회는 언제 어디에서든 있다.
경기호황기처럼 모든 자산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 집중하는 것이다.
◇ 증시는 유동성이 유입될 수 있는 조건인가.. '예스(YES)'
증시만 놓고 본다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은 계절적으로 돈이 들어오는 호기다.
10월 중순부터 다음해 초까지 전세계 돈들은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증시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연말을 맞아 소비라는 실물경제가 제법 살아나기 때문이다.
이같은 계절성을 통한 투자전략은 상당히 신뢰도가 높다.
우리가 외환위기를 겪던 1997~1998년과 미국이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에도 각각 추석과 크리스마스 특수를 반영하며 소매판매가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최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기기 관련주들의 강세는 이를 대변한 것이다.
< 연말 및 4분기의 소매판매 증가>
국내증시도 유리하다.
해외자금들은 무위험수익률 즉 국채에 투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수익이 보장되어야만 증시에 투자한다.
주식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에서 국채금리를 제외한 것이 일드갭이다. 최근 15년간의 자료를 추적해보면 일드갭이 반등세로 돌아서면 코스피도 반등세로 돌아서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일드갭 반등은 외국인들을 유인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듯하다.
<코스피 반등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일드갭 반등>
◇ 유동성도 '선택과 집중'..유인책은
문제는 현재상황이 경기호전을 동반하지 않은 채 유동성만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돈은 위험하다 싶으면 믿을수 없을 정도로 눈깜짝할 사이에 시장에서 철수한다. 강한 '선택과 집중' 양상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증시로의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 유인책으로 중국을 보고 있다.
최근 한 외국계증권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8%가 내년 중국경기의 연착륙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주인 12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내년도 경제운용방향을 정하면서 전세계 증시에 시그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준율 인하와 같은 금융정책과 내수부양이라는 재정정책이 맞물린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 확인의 출발은 2300선이라는 저점에서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는 상하이종합지수다. 이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풀려있는 돈 역시 증시를 매력적으로 느끼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증시 안에서 '유럽 재정적자'라는 두려움을 계속 안고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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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