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국민연금이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종목 중 열에 일곱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가까운 손해를 보고 있는 종목도 여섯 개에 달했다. 특히 올해들어 새롭게 보유종목에 편입한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국민연금에 큰 손해를 안긴 것으로 조사됐다.
◇ 국민연금 평균수익률 -8.71%..시장수익률 -7.31%
13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올 한해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5%이상의 지분을 순매수한 종목은 모두 109개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이 이들 종목을 사들이는데 들인 돈은 12조8759억원 가량이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이 연중 일부 차익실현한 것을 감안하지 않고 현재(12일 종가) 가치로 평가한 금액은 약 11조4082억원이다.
매수가격보다 현재가치가 높은 종목은 37개(33.94%)인 반면 현재가치가 낮은 종목은 72개(66.06%)에 달했다. 전체 평균 수익률은 -8.71%로 이는 연초 대비 코스피 시장수익률 -7.31%보다 저조한 수치다.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메리츠금융지주(138040)로 5530원에 매수한 주식이 2120원으로 떨어져 -61.6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119억9270만원에 216만8662주를 사들인 주식의 현재가는 45억9756만원 가량이다.
동부하이텍(000990) 역시 마찬가지다. 주당 평균 1만8350원에서 총 216만8662주를 매수했다. 들인 돈은 212억6014만원이지만 현재 가치는 82억9551만원으로 -60.98%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코스맥스는 주당 평균 1만600원에 사들인 주식이 1만6600원으로 뛰어 수익률 56.60%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벌어들인 돈은 18억8448만원 가량에 그친다.
◇ KB금융 투자액 1조3644억원..평가손 5000억원
국민연금이 올해 들어 새롭게 보유종목에 편입한 종목은 모두 40개다.
주당 1만4213원에 매수한 제일기획은 현재 1만8350원까지 올라 신규편입 종목 중 최고 수익률인 29.11%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제일기획을 보유종목에 편입하면서 벌어들인 돈은 343억5045만원 가량이다.
특히 KB금융은 국민연금이 올해 선택한 최악의 종목이 될 전망이다. 지난 2월8일 KB금융 1939만9221주를 사들인 이후 지난 7월8일(425만1478주)까지 모두 2365만699주를 사들였다.
주당 평균매입가는 5만7691원으로 투자금액은 총 1조3644억원 가량이다. 이에 비해 현재 국민연금의 보유지분 평가가치는 8644억원에 그친다. 날린 돈만 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신규 편입종목 수익률 최저종목인 OCI(2592억원)를 웃돈다.
◇ 매수금액 상위종목 기아차 빼고 모두 마이너스
올해 들어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종목은 대부분 올해 들어 신규로 보유종목에 편입한 종목이다. 실제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매수금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신규편입 종목이 차지했다.
하지만 기아차와 한국타이어를 제외한 신규편입 종목은 모두 매수가를 하회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돈을 쓴 종목은 기아차다. 기아차 주식 2402만360주를 사들이는 데 모두 1조4137억원을 썼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기아차 지분가치는 1조6550억원 가량으로 매수가 대비 2412억원(수익률 17.06%) 비싸다.
한국타이어는 국민연금 매수금액 상위종목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타이어 주식 921만1655주를 사는데 모두 3858억원을 썼다. 현재 한국타이어 지분의 평가가치는 4140억원으로 국민연금은 이 종목을 통해 282억원(7.32%)을 벌었다.
반면 매수상위 2위인 KB금융(1조3644억원)은 -36.65%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8개 종목으로 국민연금이 손해본 금액만 1조427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