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매년 연말이면 자주 듣게 되는 기업들의 봉사활동 소식이지만 건설경기가 어려운 최근 건설사들의 나눔실적이 예년같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건설경기의 어려움을 반영하듯 올해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대비 기부금 비율은 그야말로 '극과극'이다. 특히 건설사들의 기부금비율은 시공능력평가액과 전혀 상관이 없는 따뜻한 마음의 크기와 비례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15일 대한건설협회가 조사한 '2011년 건설사 사회공헌사업 비용'에 따르면 올해 건설단체와 건설사들이 사회공헌사업에 쓴 비용은 각각 37억2000만원과 585억9000만원으로 총 623억1000억원 규모다.
언뜻보면 높은 수치같지만 시평액 순위 상위 50개사들의 기부금액을 합산한 결과여서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예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금감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있는 시평액 순위 상위 10개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보면 이들 건설사들이 기부한 금액은 지난 2008년 533억8776만원에서 2009년 747억721만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난해 465억9957만원으로 크게 줄어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머무르거나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각 건설사의 기부금 내역이 가장 적게 낸 업체와 많이 낸 업체의 편차가 커서 건설사마다 영업이익대비 기부금비율이 급증하거나 급감하는 상반된 양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감소했는데도 기부금이 증가한 건설사가 있는 반면 영업익이 증가하고도 기부금에 인색한 건설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의 수주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접대비에 더 치중하는 건설사들은 알만한 건설사들"이라면서도 "의외로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건설사들이 기부의 소중함을 실천하고 있다"고 업계의 연말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함께 김장담그기와 연탄나르기 등의 판에 박힌 형식적인 봉사활동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건설사다운 면모를 살리지 못한다는 따가운 비판이다.
사회봉사단체 관계자는 "여전히 연탄으로 추운 겨울을 버티는 집들과 쌀이 없어 밥을 못 먹는 극빈층이 생각보다 많지만 집 고쳐주기와 새로 집짓기 등 건설사들의 특징을 살린 대표적인 봉사활동을 찾아볼 수 없는 점은 아쉽다"며 "이 때문에 진정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보다는 연말 홍보성 이벤트에 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김장담그기, 연탄나르기는 물론 도배와 장판 교체 봉사활동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어 기부금으로 환산되지 않는 일이 많아 기부금 비율을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어려운 건설경기 속에서도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은만큼 건설사들의 다양한 봉사활동과 기부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