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캡리포트)로만손, 본업보다 부업 충실?..새 돌파구 찾을지 주목!

입력 : 2011-12-19 오후 4:48:40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스몰캡리포트원본보기
  
앵커 : 이형진 기자. 오늘은 우리나라 시계 분야에 자존심이라 잘 알려진 로만손을 다녀오셨다구요.
 
기자 : 네. 로만손(026040)은 시계 전문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죠? 1988년에 설립돼 1999년에 코스닥에 상장됐습니다.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잘 모르시겠지만 로만손은 지난 2003년 주얼리 분야로 사업부문을 다각화해 매출의 상당부문이 쥬얼리사업입니다.
 
앵커 : 그렇군요. 저도 방송 들어오기 전에 로만손에 대해 알아보려 했는데, 그 동안 증권사에서 로만손에 대한 보고서를 낸 적이 없는 것 같더라구요. 이 기자는 왜 보고서도 없는 로만손을 선택해서 분석하려 했나요?
 
네. 저도 항상 스몰캡 기업들을 탐방하거나 선택하기 전에 증권사 보고서가 나온 것이 있으면 읽어보는데, 로만손은 참고할 만한 보고서가 없어서 좀 당황하기는 했습니다. 외국인 투자 비율이 극히 낮고 기관 투자가도 없지만 일반 투자자의 비율이 60% 가까워 정보차원에서 꼭 분석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로만손 쪽 IR담당 부장과 여러 번에 걸쳐서 제가 회사를 분석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쪽은 의지가 별로 없어서 기업을 분석하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오늘 분석은 아마도 투자처로 위험 요인이 있는지, 성장 모멘텀 부분에 대한 사안을 좀 다루는 것으로 시간을 대부분 할애할 것으로 보입니다.
 
로만손이 시계 분야에서 우리나라를 빛내고 있는 기업은 맞지만 투자는 애국심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이모저모 잘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 네. 어차피 로만손에 대한 기업분석 스몰캡리포트는 다 작성하신 거잖아요? 방송을 보시고 더 궁금한 사안은 이형진 기자가 작성한 스몰캡리포트를 참고하시면 투자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기자. 로만손 하면 일단 시계 분야도 유명하지만 대표이사가 업계에서 유명하신 분이죠?
 
기자 : 네. 로만손 정도의 기업들은 사업 추진에 있어서 대부분 오너 결정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한대요. 로만손의 오너십을 가지고 있는 대표이사 김기문씨는 중소기업중앙회장을 겸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이 이끄는 중기중앙회는 최근 인터넷스페이스타임이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4 이동통신 사업권에도 관심을 가진 바 있습니다.
 
앵커 : 로만손도 한때 제4이통 테마주로 묶여 주가 흐름에 호조를 보인바 있죠?
 
기자 : 네. 김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로만손도 IST콘소시엄에 참여한 것을 알려지면서 지난 7월 갑자기 주가가 호조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참여를 포기하면서 결국 IST의 제4 이통 사업권 획득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언론보도를 보니까 중기중앙회가 이끄는 IST 컨소시엄이 4번째 도전했다가 사업권 획득에 실패한 한국모바일인터넷, KMI와 힘을 합쳐 사업권 획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는데 제4 이통 테마주로서 기대감이 있는 것 아닌가요?
 
이번에 IST와 KMI 컨소시엄이 떨어진 이유 중 가장 컸던 부분이 지속적인 투자 가능 기업이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IST도 현대그룹이 투자를 결정하면서 통신사업에서 가장 큰 네트워크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기대가 컸지만 막판에 현대그룹이 발을 빼면서 방통위 등 정부가 사업권을 내줄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뀐거죠.
 
방통위의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대기업 참여 없이 IST와 KMI가 손을 잡는다고 사업권을 내줄리는 만무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로만손은 남북경협 테마주였던 적이 있어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기자 : 이 부문에서도 김기문 회장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김 회장은 개성공단 입주사들을 한데 묶은 개성공단 기업협의회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이 덕에 로만손은 남북경협이라는 정치테마주로 급부상해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급등했다가 정상회담이 끝난 후 2개월 새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했죠. 그해 초 1100원대였던 로만손의 주가는 9월 5000원을 넘겼고 11월 다시 1000원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제가 로만손의 분기보고서를 들여다보다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로만손이 중소기업전용홈쇼핑 채널에 투자를 했어요?
 
기자 : 네. 저도 올해 김기문 회장이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타와 손잡고 중기홈쇼핑 사업권을 따냈을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 바 있습니다. 지금 시험 방송 중인 중기홈쇼핑 홈앤쇼핑도 매출 등에서 상당히 빠르게 자리잡아나가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김 회장이 이끌고 있는 로만손도 4억 정도를 홈앤쇼핑에 투자했고, 홈앤쇼핑 사업권을 따낸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금 홈앤쇼핑 이사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기중앙회 뿐만 아니라 홈앤쇼핑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은 부분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 김 회장이 홈앤쇼핑에도 깊숙이 관여하시는 것 같군요. 시각을 좀 바꿔서 우리가 중소기업 중에 홈쇼핑 채널에 투자를 해서 재미 본 기업을 알잖아요? 바로 농수산홈쇼핑의 대주주인 하림인데, 로만손도 그런 경우가 가능할까요?
 
기자 : 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홈앤쇼핑은 하림(136480)이 소유하고 있는 농수산홈쇼핑의 수순을 밟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방송법에 따르면 홈앤쇼핑은 앞으로 3년간 5% 이상 주요주주를 바꿀 수 없습니다. 정부는 또 중기홈쇼핑이라는 형태를 훼손하는 형태의 주식 매매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잘 살펴보시면 알겠지만 홈앤쇼핑의 30% 대주주인 중기중앙회와 다른 한 축을 맡고 있는 중소유통센타가 중기청 산하라는 점 때문에 로만손 등 누군가가 절대 지분을 보유한 오너십을 확보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아무리 김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다 하더라도 홈앤쇼핑의 대주주로 나서기에는 비용 부담뿐만 아니라 법과 행정적인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이 기자가 일전에 방통위를 출입해서 관련 내용을 잘 알고 있군요. 김 회장이 여러가지 일에 관여하고 있네요? 회사에 영향은 없을까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중기중앙회 측에 알아봤는데 김 회장은 여의도 중기중앙회로 1주일에 3일 정도를 출근해서 오전에 업무를 보신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방송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홈앤쇼핑의 이사장까지 맡아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는 등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 로만손 정도의 회사라면 김 회장의 관심이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아쉬운 부분이군요. 로만손의 사업을 살펴보죠. 핸드백 부분에 새로 진출했어요. 어떤가요?
 
기자 : 1년 정도 준비해 사업을 런칭해 지난 3분기부터 실적이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아직은 큰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앵커 : 그럼 주력 사업 부문은 어떤가요?
 
기자 : 분기보고서만 봐도 알겠지만 로만손의 시계 부문은 실적이 하락세입니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시계를 구매할 때 고급 브랜드를 선호하기 때문이죠. 로만손은 중급 이상 브랜드라는 어정쩡한 위치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쥬얼리 분야도 최근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태지만 회사로서는 뾰족한 돌파구가 없어 보입니다. 쥬얼리도 생필품이 아닌 이상 글로벌 불황의 한파에 어쩔 도리가 없으니까요. 게다가 국제 금값마저 다소 불안정해 원재료 비용부담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앵커 : 그렇군요. 이제 정리를 좀 하죠. 로만손을 분석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투자의견을 주신다면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요?
 
남북경협주의 특성상 대북 대화가 이뤄지면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일시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매매에 적합한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실적 개선을 확인하며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형진 기자
이형진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