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네이버 운영업체 NHN의 현 경영진 보유 지분이 크게 낮은 것에 대해 시장에서 이런저런 대안이 나오고 있다.
NHN측도 경영권 위협 가능성을 진작부터 알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고민에 싸여 있다.
NHN은 한게임 출신 창업 멤버들이 떠나고, 남은 임원들도 차익실현을 위해 자사주를 매도하면서 이해진 의장 외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0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의장 외 특수관계인 지분은 모두 9.51%인 반면 외국인의 비중은 무려 60%에 이르렀다.
특히 외국계 투자사인 오펜하이머펀드가 10.15%,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가 4.26% 지분을 보유,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낮은 지분율로 인한 경영권 위협 가능성에 대해서는
NHN(035420)측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상태.
최근 김상헌 NHN 대표는 “낮은 지분율에 대한 고민은 있다”며 “만약 구글과 같은 외국계 기업이 인수하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이를 막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NHN의 방어 전략은 뭘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주가 부양이다.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상승시켜 현 이사회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다.
실제 김 대표는 “열심히 주가를 올려 가능한 많이 우호지분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뜻을 비춘 바 있다.
하지만 NHN이 벤치기업 치고 덩치가 커지면서 성장성이 낮아졌다는 게 문제다.
특히 최근 신사업 부진, 정부(방통위) 규제 가능성, 인력유출 등 악재가 터지면서 주가는 정체 상태에 놓여 있다.
단기간내 주가 상승이 어렵다면 자사주 매입이나 현금배당이 차선책으로 떠오를 수 있다.
실제 NHN은 자사주를 8.26%까지 확대했으며, 주주들의 강한 요구로 현금배당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과도한 현금 소요로 투자여력을 줄여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내심 꺼릴 수 밖에 없다.
아울러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차등의결권 주식발행, 엑슨 플로리어법(경영권을 취득하려는 외국인의 시도가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될 경우 인수를 금지하는 것) 등 외국에서 통용되는 경영권 방어수단도 현재 국내에서는 도입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좀 더 강력한 대책을 주문한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의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소버린 사태 당시 SK그룹이 취했던 방식대로 지주사를 신설, 이에 대한 지분을 확대함으로써 전체 그룹을 지배하는 것이다.
먼저 회사 주주들이 일정 비율대로 신설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방식인 인적분할을 통해 주요 사업체인 한게임과 네이버를 분사시키면 이 의장과 특수관계인은 기존 지분만큼 이들의 주식을 갖게 된다.
여기서 관건은 이 의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주회사 보유지분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일이다.
호재를 만들어 한게임과 네이버의 주가를 최대한 띄우면 지주사와 자회사의 주가가 크게 벌어진다. 이때 현물출자에 의한 공개매수로 지주사와 네이버·한게임 지분을 교환하면 된다.
최종적으로 이 의장과 특수관계인은 지주사의 다수 지분을 가져가게 되며, NHN그룹을 성공적으로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많다.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에 대한 안건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설사 주주들의 동의를 받더라도 많은 것을 양보해야 한다”며 “이는 절대로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