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현대기아' 새해 과제는.."글로벌 침체·내수부진 타개"

주력차종 굳건..국내선 부문별 1위 휩쓸어
"내수 부진 만회할 해외 전략이 숙제"

입력 : 2011-12-20 오후 5:17:59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국내 시장의 모든 차급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켰고, 미국과 유럽, 중국과 신흥시장 모두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시장에서 지난해보다 현대차(005380) 6%, 기아차(000270) 35.7% 판매가 늘었고, 미국시장과 유럽시장에서 각각 시장점유율 8.7%와 5.1%로 전년대비(7.7%, 4.5%) 큰 폭 성장세를 보였다.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눈부신 실적을 거뒀다.
 
전세계에서 수많은 수상을 하며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향상됐다. 특히 최근에는 주요 시장뿐만 아니라 신흥시장에서도 선전해 유럽 신흥시장에서 아반떼가, 브라질에서는 i30가, 러시아에서는 쏠라리스와 모닝이 각각 '최고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 해외시장 '훨훨', 국내시장선 '뻘뻘'
 
현대차는 지난 11월까지 총 368만3291대를 판매해 이미 지난해 판매량 360만8528대를 넘었고, 전년동기대비 11.5% 증가했다. 지난달 사상 최대 월판매 실적을 기록해 올해 400만대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판매가 하반기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11월 누적 62만5071대로 전년동기 59만9473대보다 4.3% 증가했다.
 
해외판매는 눈부셨다.
 
최근 3개월 연속 30만대를 돌파한데 힘입어 11월까지 해외 누적판매량은 305만822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0만3628대보다 13.1% 급증했고, 사상 처음 300만대를 넘어섰다.
 
기아차는 지난 11월까지 총 203만7947대를 판매해, 전년동기대비 무려 20.4% 급증세를 보였다. 지난달에는 24만대를 넘게 팔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해외판매가 25% 넘게 급증하면서 기아차 실적을 이끌고 있다. 11월 누적 해외판매량은 186만대로 전년동기 147만8052대보다 25.8% 급증했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K5와 K2의 가세로 판매량이 급증해 전년대비 35.7% 성장했다.
 
그러나 국내판매는 다소 아쉬웠다. 11월 누적 44만7947대로 전년동기 43만9296대에 비해 2% 증가에 그쳤다.
 
◇ 아반떼·쏘나타·그랜저 '굳건'..그랜저, 올뉴SM7 크게 따돌려
 
해외시장에서는 주요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모두에서 고른 활약을 보였다. 
 
미국에서 현대차는 쏘나타가 지난달까지 20만대 넘게 팔렸고, 엘란트라(아반떼) 16만대, 싼타페, 엑센트 등도 호조를 보였다. 또 지난해말 선보인 대형 세단 에쿠스도 월 평균 260대가 팔려 고급차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았다.
 
기아차도 지난달까지 쏘렌토R이 12만대 팔린 것을 필두로 K5(현지명 뉴옵티마)와 포르테가 7만대 이상씩 팔리며 판매를 주도했다.
 
유럽에서는 현대차 i30 등 i시리즈와 투싼ix가, 기아차는 현지 생산 차종인 씨드와 스포티지, 그리고 지난 7월 출시한 뉴프라이드(현지명 리오)의 인기가 높았다.
 
중국에서는 현대차의 아반떼(현지명 위에둥, 엘란트라)와 베르나, 투싼ix(ix35)와 기아차의 포르테, 스포티지R, 지난 6월 새로 가세한 K2 등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주력 차종이 건재했다.
 
현대차는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HG 등 주력 3인방이 호조를 보였다. 특히 지난 1월 신차를 선보인 그랜저가 경쟁차종인 르노삼성자동차의 '올뉴 SM7'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준대형차 부문 '최고의 차' 자리를 지켜냈다.
 
아반떼는 지난달까지 12만487대가 팔려 쏘나타를 제치고 국내 판매 1위를 굳혔다. 지난해에는 13만9816대가 팔려 15만5023대가 팔린 쏘나타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쏘나타는 11월까지 9만4920대가 팔렸지만 기아차 모닝과 현대차 그랜저에도 밀려 4위를 물러났다.
 
지난해 3만2893대 판매에 불과했던 그랜저는 지난 1월 5세대인 그랜저HG를 내놓으며 11월까지 누적판매 9만9767대를 기록, 아반떼와 모닝에 이어 단일 차종 2위로 뛰어 올랐다. 그랜저는 신형 HG가 출시되던 1월 6026대로 출발해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연속 1만대 이상 팔렸고, 하반기에도 월평균 7500대 이상 팔렸다.
 
기아차도 신차효과가 뚜렸했다.
 
지난 1월 신차가 출시되면서 지난해 월평균 8500대 수준이었던 모닝은 지난달까지 월평균 1만대, 총 10만8887가 팔려 기아차의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확고히 했다. 국내시장에서 아반떼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다.
 
또 프라이드도 올해 월평균 1000대 가량 팔리다 지난 9월 신형 프라이드가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급증, 지난달에는 2109대가 팔려 신차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출시돼 중형차시장에서 쏘나타와 쌍벽을 이루는 K5의 인기도 여전했다. K5는 지난달까지 7만9727대가 팔려 월평균 7250대 가량 팔렸다.
 
SUV 차량인 스포티지R과 쏘렌토R의 인기도 꾸준해 각각 월평균 4300대, 3360대씩 팔렸다.
 
◇ "내수부진, 해외서 어찌 만회할까가 숙제"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국내외 시장에서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현대기아차가 '최고의 해'를 맞게 된 원동력, 해외판매 전망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불확실하다.
 
이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해외법인장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지금껏 잘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도 잘해갈 수 있겠느냐"며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했다.
 
지난 11월 중국 장쑤성 옌청에 기아차 제3공장을 증설하는 등 역발상 투자를 하는 것도 글로벌 빅3 진입의 최대 승부처가 될 중국시장에서 그룹의 강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확연히 눈에 띄는 내수침체도 고민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내년 국내판매는 150만대로 올해 148만대보다 1.4% 증가에 그치는 반면 수입자동차는 14만대로 올해보다 21.7%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내수판매는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란 의미다.
 
이같은 전망은 최근 수개월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내수판매가 줄고 있는 것에서도 확인된다. 현대기아차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판매 5만4732대로 전월 5만8886대보다 7% 줄었고, 기아차도 3만9031대로 전월 4만1302대보다 5.8% 줄었다.
 
반면 지난달 수입차는 9230대가 팔려 전월보다 12.1%가 늘었다. 올해 11월까지 총 9만7158대가 팔려 이미 10만대 판매를 달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입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독일의 빅3,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과 만회를 노리고 있는 일본의 도요타, 혼다, 닛산, 한미FTA 수혜가 예상되는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업체까지 수입차업체들은 내년에 20여종의 신차를 앞세워 막강한 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이미 각각 5대, 4대의 신차를 내놓은 탓에 내년에는 신차 모멘텀이 약화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내년 4월께 풀체인지 모델인 싼타페와 하반기 i40 세단, 아반떼 쿠페를 준비중이고, 기아차는 오피러스 후속으로 알려진 K9을 내년 3월께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기아차의 고민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더욱 치열해진 국내외 경쟁에서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에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시장에서의 부진을 어떻게 해외시장에서 만회할 것인가가 현대기아차의 숙제"라며 내년 시장상황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강진규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