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최근 서울과 부산 등 상징적인 지역구를 갖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내년 총선 포기 선언이 잇따르고 있어 그 내막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23일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이 불출마 입장을 공식 밝히면서 당내 불출마 의원은 원희룡(서울 양천갑), 김형오(부산 영도구), 홍정욱(서울 노원병), 이상득(포항 남구), 장제원(부산 사상구), 현기환(부산 사하갑) 의원에 이어 7명으로 늘어났다.
3선의 서울 종로 출신인 박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당을 살리기 위해 정치 일 번지 종로를 대표하는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치를 위해 저부터 희생하겠다. 한나라당의 진정한 쇄신과 변화를 위해 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2002년 재선거와 2004년 총선에서 각각 민주당 유인태 후보와 열린우리당 김홍신 후보를 누르고 16·17대 의원으로 당선됐다.
특히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손학규 당시 후보를 누르는 등 종로에서만 3선을 하며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 같은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는 박 의원이 불출마 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정치 1번지 종로구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종로는 지역구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까지 더해 여야 유력정치인들의 출마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선까지 된다고 가정할 경우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입증하는 좋은 무대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현재 중앙선관위 집계결과 이날 현재 총 6명이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민주통합당 정세균 전 최고위원이 출마의사를 피력한 가운데, 여권에선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것과 유력인사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의 유사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곳이 제2의 도시 부산이다.
앞서 김형오, 현기환, 장제원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부산은 여·야 유력인사들의 잇따른 출마 채비로 지역정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
실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 등 참여정부 인사들이 대거 부산 출마를 준비하는 등 진용 구축이 가시화하고 있다.
부산은 총 18개 지역구 가운데, 야권의 1석을 제외한 17석 모두 한나라당이 석권하고 있다.
서울 역시 총 44개 의석 중 한나라당이 34명으로 압도적이며, 야권에선 민주통합당 7명 뿐이다.
나머지 무소속 3명(정태근, 김성식, 강용석)의 경우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었으며, 서울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의원들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과 PK 등 의원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앞으로의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당 쇄신에 있어 기득권을 놓겠다는 결단에 큰 의미가 있겠지만, 민심의 흐름이 녹녹치 않다는 인식이 작용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