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 한해 식품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다양한 면 제품의 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몇십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확고하게 지켜오던 농심 '신라면'이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 방송 유명세가 매출로까지 이어진 '꼬꼬면'은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선정한 2011년 10대 히트상품 중에서도 최고의 히트상품을 차지했다.
대상(001680) 청정원,
CJ제일제당(097950), 풀무원 같은 대형 식품회사들도 새로운 장르의 면 요리 제품을 속속 출시하면서 그야말로 2011년 한해는 면 요리 제품들의 춘추전국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탁 위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른 ‘면의 전쟁(麵의 戰爭)’을 일자 별로 정리해 보자.
◇ '신라면 블랙' 접고 '쌀국수 짬뽕'으로 면피한 '농심'
1986년부터 25년간 신라면으로 1위를 고수해온
농심(004370)이 지난 4월 프리미엄라면, 명품 라면이라는 콘셉트로 야심차게 출시한 '신라면 블랙'은 4개월 천하를 뒤로 하고 8월 국내 생산을 중단했다.
원조 신라면에 비해 비싼 가격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설렁탕한 그릇의 영양이 그대로 담겨있다'는 표시는 과장"이라는 판정이 영향을 미쳤다.
이어 농심은 업계의 새로운'하얀 국물' 면요리 제품들이 연이어 히트치는 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다가 야심차게 지난 10월 '쌀국수 짬뽕'을 출시해 40일 만에 300만개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 하얀 국물 라면의 돌풍을 일으킨 한국야쿠르트 '꼬꼬면'
지난 8월 출시된 꼬꼬면은 상식을 깬 '하얀 국물 라면' 돌풍을 일으키며 슈퍼나 대형마트 등 각종 유통업체에서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KBS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이경규씨가 선보인 라면을 한국야쿠르트가 제품으로 개발한 '꼬꼬면'은 빨간 국물에 식상했던 소비자들에게 닭고기 육수로 국물을 낸 하얀 국물의 신선함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는 평가다.
◇ 삼양의 '나가사끼 짬뽕'과 오뚜기 '기스면'도 하얀국물 라면 합류
지난 7월 말 출시된 삼양의 '나가사끼 짬뽕'은 재 구매율이 특히 높아 면 요리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또 다른 하얀 국물 라면의 후발주자인 오뚜기 '기스면'은 지난 11월 출시 이후 20일 만에 600만개를 팔았다. 쫄깃한 면발로 식감을 개선하고 닭 뼈로 우려낸 구수한 육수에 각종 해물로 시원한 맛을 내고 청양고추를 넣어 깔끔함을 더한 제품이다.
◇ 청정원, CJ제일제당, 풀무원 등의 식품회사들도 면요리 열풍에 동참
이뿐만이 아니다. 청정원이나 CJ, 풀무원 등의 식품기업들도 프리미엄 면 요리 제품을 내놓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청정원 '착한칼로리면'은 곤약으로 만든 면 요리를 내놓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7월 출시한 청정원의 '착한칼로리면'은 여성들이 즐겨먹는 스파게티나 야끼우동 등을 모두 기존 음식의 5분의 1 수준으로 열량을 낮춰 큰 호응을 얻었다.
수분이 97% 포함된 곤약을 주재료로 한 면 요리 제품으로 스파게티, 짬뽕, 비빔면 등 6종 모두 한 끼 칼로리가 130칼로리 미만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0월 '제일제면소'라는 프리미엄 면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소면과 메멜소바 등 2종을 출시했다.
제일제면소 소면은 진공반죽공정을 적용해 부드럽고 쫄깃한 면발이 특징이며 제일제면소 메밀소바는 메밀함량을 높여 웰빙 콘셉트를 강조하고 있다.
올 여름 풀무원에서 출시한 '삶지 않고 바로 먹는 냉면' 2종 또한 메밀 특유의 구수한 맛과 향을 살린 데다 간편하게 맛있는 한 끼 면 요리 식사를 가능하게 해 많은 고객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얀 국물 라면, 상온 유통 곤약면 등 새로운 시도가 속속 성공하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식품업체들에서 이색 면 요리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