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살아난 금융·보험..고용은 '조족지혈'

(2010 경제총조사 잠정결과)전체 산업종사자의 4%에 불과

입력 : 2011-12-27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1997년 외환위기와 2002년 카드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일만 터지면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자금으로 회생한 금융·보험업이 모든 업종을 통틀어 1인당 최고의 매출액을 기록한 반면 고용 기여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0년 기준 경제총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금융·보험업의 매출액은 699조401억원으로 전체 산업 매출액의 16.3%를 차지한 반면, 종사자수는 70만6000명으로 전산업 종사자의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0년 말 전국 사업체수는 335만5000개, 종사자수는 1765만8000명, 작년 매출액은 4283조9820억이다.
 
◇ 금융·보험 매출 높지만 고용 찔끔
 
34.2%로 가장 큰 매출액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의 경우, 종사자수 비중은 19.4%로 높은 매출 비중만큼 고용 증대에도 기여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종사자수 비중이 10%에 달했지만 매출액은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자영업에 내몰린 서민들이 '피 튀기는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금융·보험업은 숙박·음식점업보다 더 낮은 고용창출을 보인 반면 매출액은 16%나 차지하는 등 다른 업종보다 좋은 실적을 올린 것이다.
 
1인당 매출액으로 따지면, 금융·보험 종사자 1인당 작년 한해 9억8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 종사자 1인당 매출액 18억35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높은 매출을 올린 만큼 이들의 임금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국내 5대 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5만1209달러(5950만원)였다.
 
표면상으로는 미국 은행원들 평균 연봉(10만4000달러)의 절반이지만, 국민소득(GDP) 대비 연봉은 국내 은행(2.46배)이 미국(2.22배)을 앞지른다.
 
◇ 공적자금 상환 지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보험업은 공적자금 상환을 여전히 미루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정부에서 총 3조956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은행의 자본금을 늘려주려는 목적으로 한국은행과 산업은행이 만든 20조원 규모의 자본확충 펀드에서 빌려간 돈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아직도 빌려간 돈의 67%를 갚지 않고 있다.
 
농협은 7500억원 중 한 푼도 갚지 않았고, 국민·우리은행도 9월 말 현재 안 갚은 공적자금이 각각 6000억원, 7000억원에 달한다.
 
한편, 경제총조사는 경제 분야 최초의 총조사로 5년마다 실시될 예정이며, 처음으로 매출액이 공표됐다.최종 결과는 내년 4월에 발표된다.
 
한국은행에서 집계하는 GDP는 마진 기준으로 산출하는데 반해, 경제총조사 매출액은 실제 판매대금을 산출한다.
 
법인업체 21만개와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기타개인서비스업 등 일부 표본 49만개 등 총 조사대상 업체 335만여개 중 70만개 사업체는 국세청의 행정자료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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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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