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핵폭탄 맞은 제약업계, 돌파구 찾기 '안간힘'

주요제약사 2012년 전략

입력 : 2011-12-28 오후 5:43:13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올해 제약업계에는 원자 폭탄이 투하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부가 지난 8월 특허만료 오리지널의약품과 복제의약품(제네릭) 가격을 최대 52%까지 깎겠다는 ‘새 약가제도’를 발표하면서 업계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문제는 정부가 강행방침을 굽히지 않는 상황에서, 제약사들로서는 약가인하 정책으로 망가질 실적을 만회할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뉴스토마토>가 10대 제약사들이 예상하는 내년 매출 감소폭을 집계한 결과, 6000억~7000억원의 감소를 감수해야 할 상황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제약사들의 내년 최대 과제는 '어떻게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활로를 찾느냐'로 모아진다. 위기 속에서 돌파구를 모색 중인 주요제약사들의 전략을 살펴본다.
 
◇ 동아제약 “신약 마케팅에 전력 집중”
 
동아제약(000640)의 전문약 매출 비중은 56%로 다른 제약사들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주요 품목들의 약가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약가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는 다른 중형제약사들보다 큰 편이다.
 
이런 매출 감소를 메꾸기 위해 동아제약은 내년에 최근 출시한 신약 3호에 대한 다국적제약사와의 코마케팅 활동에 집중한다. 코마케팅(Co-Marketing)은 다른 제약사와 판매(의약품), 판촉 등 상호 제휴를 통해 서로 강점을 활용하며 판매 실적을 높이는 영업 기법이다.
 
먼저 '모티리톤'(위장운동개선제) 마케팅에 전력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동아제약은 ‘모티리톤’의 검증된 효능과 안전성을 내세워, 출시 원년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3년내 연 500억원대 대형제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GSK와 바이엘에서 각각 '플라바스'(전립선치료제)와 '카티스템'(줄기세포치료제) 등을 들여와 국내 시장에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박카스 편의점 판매로 인한 매출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 녹십자 “희귀의약품 블루오션 시장 공략”
 
"그동안 백신과 전문의약품 개발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희귀의약품 시장 블루오션을 잡는다."
 
녹십자(006280)는 내년 경쟁이 심화될 바이오시밀러 보다 효능개선, 투여횟수 감소 등 차별성을 가지면서도 특허에 구애받지 않는 바이오베터(오리지널 약을 개량한 것)로 눈을 돌린다.
 
이미 혈우병치료제를 개발 공급하고 있는 경험을 기반으로, 공급이 부족한 희귀의약품 시장을 공략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력분야인 혈액제제와 백신 부문에서 세포배양이나 유전자재조합 방식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희귀의약품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신제품 성장세도 기대된다. 식약청 허가신청완료가 예상되는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출시가 가능하고, 올 하반기에 출시된 신바로엑스(천연물 신약)도 내년에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 대웅제약 “코마케팅 최대 15곳까지 늘릴 것”
 
대웅제약(069620)의 강점은 다양한 회사들과 마케팅 제휴를 맺고 있는 상대적으로 강력한 영업력이다.
 
영업인력만 800명이 넘는다. 대웅제약은 현재 9곳의 다국적제약사들과 코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내년에 이 코마케팅을 더 확대할 방침이다. 최소 15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특히 여러 다국적제약사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도입해 단기간에 매출을 성장시킨 성공사례가 있다. 지난 2008년 말부터 판매중인 ‘넥시움’(위식도 역류질환치료제)을 2009년 93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200억원으로 두 배 넘게 매출을 끌어올렸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주요 제약사들로부터 코마케팅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전달을 위주로 하는 영업전략이 시장에서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비용투자 대비 매출이 낮은 제품은 과감히 정리하면서, ‘새 약가인하’에 대한 법적 대응을 강력히 추진한다.
 
◇ 유한양행 “코마케팅 강화에 주력”
 
유한양행(000100) 역시 대웅제약과 마찬가지로 코마케팅 전략에 집중한다.
 
대웅제약보다는 코마케팅 활동이 미약하지만 최근 다국적제약사들과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알리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의 ‘트라젠타’(당뇨병치료제)와 ‘트윈스타’가 내년에 약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것으로 유한양행 측은 전망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내년에 현재 3곳뿐인 다국적제약사와의 코마케팅을 최소한 5곳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약은 2014년 이후 출시 예정돼 있고, 현재 3상 임상 진행 중인 품목은 없다.
 
이 회사 관계자는 “특히 내년 시장 전망은 정말 어렵다. 올해처럼 매출을 올린다는 보장도 없다”며 “신약을 들여와도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게 현실이어서 내년에는 코마케팅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 한미약품 “한미FTA 효과로 해외매출 증가 기대”
 
한미약품(128940)은 내년에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에서 의약품 매출 확대를 꾀한다. 현재 연간 해외시장에서 올리고 있는 매출 규모는 약 700억~800억원으로 주로 항생제 제품들이다.
 
여기에 최근 해외수출을 위해 머크샤프앤드돔(Merck Sharp & Dohme : MSD)으로 보내는 고혈압 복합제 ‘아모잘탄’ 초도 물량 선적 작업을 완료했다.
  
지난 2009년 7월 MSD와 1차 계약을 맺은 한미약품은 이후 3차례의 추가 계약을 통해 ‘아모잘탄’ 수출 국가를 50개국으로 확대했다.
  
특히 내년부터 발효될 한미FTA(자유무역협정)가 한미약품에게는 해외의약품 수출증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미FTA 협정조항 중 ▲ 의약품 ▲ 의료기기 제조 ▲ 품질관리기준(GMP) ▲ 비임상시험기준(GLP) 상호인정이, 국내 업체들의 미국시장 진출시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료수출 경쟁력이 높은 한미약품의 경우 향후 미국시장 진출에 따른 수출실적 증가가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내년에 해외수출 의약품 매출 부분에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 종근당 “만성 성인질환 치료제 매출 극대화”
 
종근당은 고혈압 및 고지혈증 등 순환기 중심의 전문의약품 제약사로, 이 분야의 매출이 전체매출에서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종근당은 이 매출을 최대 40% 이상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주요 품목으로는 ‘딜라트렌’·‘살로탄’(고혈압치료제), ‘리피로우’(고지혈증치료제) 등이 있다.
 
종근당은 매년 만성 성인질환 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고령화 진전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면서, 이 분야 마케팅에 집중한다.
 
회사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 분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의약품 경쟁력을 키우겠다”며 “내년 매출 감소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신약개발도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차세대 당뇨병치료제 개발중인 CKD-501은 혈당강하와 지질저하의 이중 작용 마케팅 포인트로 임상3상 시험이 진행중이다.
 
이 약은 내년초쯤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오는 2013년에 상용화 한다는 계획이다.
 
◇ LG생명과학 “신약출시로, 매출 극대화”
 
LG생명과학(068870)은 내년에 새로운 계열의 당뇨병치료제 신약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제미글라딘’(DPP-4 치료제)이라는 제품인데, 내년 상반기 국내 허가 취득 후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국내시장 발매시 전체 4000억원 시장에서 약 200억~300억원의 매출이 예상돼, 약가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를 어느 정도 메꿀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혼합백신은 현재 임상 3상(한국,인도) 중으로 내년 일부 국가 수출, 2013년 WHO주관 입찰시장 참가로 최대 500억~600억원 규모의 수출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여기에 해외의약품 수출부문에서 '유트로핀'(성장호르몬), EPO(빈혈치료제), '부스틴'(산유촉진제) 등의 신규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이밖에 JW중외제약(001060)은 현재 전체 매출의 약 10%(520억)를 차지하고 있는 해외의약품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일동제약(000230)은 의약외품(화장품, 여성위생용품, 생리대) 사업을 확장한다. 이와 함께 보령제약(003850)은 올해 3월에 출시한 신약 1호 ‘카나브’(고혈압치료제) 시장 안착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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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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