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여당 비대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어디까지?

입력 : 2012-01-03 오후 5:36:38
[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의료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비트컴퓨터(032850)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12월20일 3100원에 불과했지만 이달 3일 7080원에 마감했다. 10거래일 만에 128.39% 오른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29일 이 회사에 주가급등에 대한 이유를 물었다. 이 회사는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계열사 사업추진을 위해 투자, 보증 등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코스닥 상장사의 확정되지 않은 계열사 사업추진이 주가를 130% 가까이 급등하게 만들었다고 믿을 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다. 더구나 이 회사 주가가 오른 이유를 알 사람은 모두 알고 있다.
 
시장에선 이 회사 주가 급등의 이유를 회사 대표인 조현정 씨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에 선임된 덕분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최근 정치테마주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가방컴퍼니(013990), 보령메디앙스(014100) 등 박 위원장의 복지정책 덕분에 급등한 종목과는 성격이 다르다. 또 유력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원장을 최대주주로 둔 안철수연구소(053800)와도 맥락을 달리 한다.
 
다만 그 주가를 보면 권력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할 수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 비대위 위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추천하고 상임전국위원회를 통해 선임안을 의결 받는다.
 
모두 10명으로 조현정 대표를 포함해 외부인사가 6명이다. 10명 가운데 1명에 불과한 한나라당 비대위 위원 자리를 맡으면서 조 대표는 300억원대 자산가가 됐다.
 
조 대표가 보유한 비트컴퓨터 지분은 27.70%(445만6549주)다. 보유지분 가치는 주가가 급등하면서 138억원에서 315억원으로 177억원 가량 늘었다. 비대위 참여를 계기로 170억원이 넘는 지분이익을 올린 셈이다.
 
그의 재산이 단숨에 늘어난 과정에는 수많은 개인투자자가 있다. 3일 비트컴퓨터 매수·매도 창구엔 '개미 HTS'로 불리는 키움증권을 통해 매수주문을 넣은 이들의 비율이 40%를 훌쩍 넘었다. 이날 거래소는 비트컴퓨터를 다음날인 4일 하루동안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문제는 거품이 꺼졌을 경우다.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정치판임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기대는 자칫 위태로워 보인다.  
 
공들여 쌓아놓은 모래성이 바닷물에 쓸려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정치바람에 휩쓸려 자칫 공들여 모은 쌈지돈을 날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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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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