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계는 신차 경쟁이 치열한 한해였다. 이중 신차효과를 톡톡히 봤던 모델이 있는 반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둔 차들도 눈에 띈다.
특히
현대차(005380) 아반떼는 12년 연속 국내 베스트 셀링카였던 쏘나타를 제치고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 그랜저,
기아차(000270) 모닝도 국내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경차, 준대형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 아반떼, 베스트셀링카 등극.."고연비 선호"
지난해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팔린 아반떼는 총 13만987대가 팔렸다. 지난해 146만대 가량 팔린 내수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한 해 동안 팔린 차량 10대중에 1대가 아반떼인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반떼의 베스트셀링카 등극은 경제 불황과 고유가 등의 이유로 그동안 중형차를 선호했던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을 준중형차로 끌어내린 결과"라며 "중형차 수준의 성능과 편의사양을 갖춘 것이 판매확대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 (왼쪽부터) 아반떼, 모닝, 그랜저
고연비 차량 선호 분위기는 기아차 모닝의 선전으로 이어졌다. 11만7029대가 팔린 모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만대 이상 팔리면서 2위를 차지했다.
준대형차에서는 드물게 10만대를 돌파한 그랜저(10만7584대)가 3위에 올랐다. 국민 중형세단으로 불리던 쏘나타는 10만4080대가 팔렸지만 신차효과를 앞세운 그랜저HG에 밀려 4위에 그쳤다. K5는 8만7452대 판매돼 5위에 올랐다.
한국지엠 경차 스파크는 6만3763대 판매하며 6위를 기록했고, 기아차 스포티지R과 르노삼성 SM5가 각각 5만2018대, 5만대 팔리며 뒤를 이었다. 이밖에 투싼 ix와 쏘렌토R도 각각 4만3188대, 4만602대 팔리며 베스트셀링카 톱10에 진입했다.
|
차종 |
판매량 |
1위 |
현대차 아반떼 |
13만987대 |
2위 |
기아차 모닝 |
11만7029대 |
3위 |
현대차 그랜저 |
10만7584대 |
4위 |
현대차 쏘나타 |
10만4080대 |
5위 |
기아차 K5 |
8만7452대 |
6위 |
한국지엠 스파크 |
6만3763대 |
7위 |
기아차 스포티지R |
5만2018대 |
8위 |
르노삼성 SM5 |
5만대 |
9위 |
현대차 투싼ix |
4만3188대 |
10위 |
기아차 쏘렌토R |
4만602대 |
◇ 신차, 희비 쌍곡선
그랜저는 지난해 초 신차 출시 뒤 월 평균 8000대 가량 판매를 기록, 총 10만7584대가 팔렸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무려 227.1%에 달한다.
또 지난해 10월 출시된 신형 i30는 12월 한달 동안 전달(129대)대비 무려 1230% 향상된 1599대가 판매되며 신차효과를 톡톡히 봤다.
반면 지난해 9월 출시된 현대차 중형 왜건 i40는 지난해 하반기 기대작이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당초 지난해 내수 목표를 8000대 가량으로 잡았지만, 본격 판매된 10월부터 12월까지 석달동안 1295대에 그쳤다.
기아차의 경우 12월부터 출고를 시작한 미니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레이'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 달간 4107대가 팔려, 기아차 지난달 내수 판매의 9.1%를 차지하면서 앞으로의 판매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올해 쉐보레 브랜드를 내세운 한국지엠은 신형 모델을 대거 쏟아내면서 물량으로 승부했다.
이 중 크루즈는 2만6990대가 팔리며 스파크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팔렸다. 또 올란도와 알페온은 각각 1만7237대, 1만292대 팔렸다.
신차 출시가 많았던 만큼 성적이 저조했던 모델도 있다. 윈스톰에서 이름이 바뀐 캡티바(2141대)는 전년대비 67.8% 판매량이 줄었다. 쉐보레 카마로도 지난달 판매가 4대에 그치며 지난해 총 판매량 77대로 저조했다.
7년 만에 풀체인지 된 르노삼성자동차의 올뉴 SM7도 하반기 주목받은 신차였으나 최근 판매량이 급격히 줄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8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올뉴 SM7은 9월에 3221대가 팔린 뒤 10월 1296대, 11월 886대 12월 1133대 등 판매량이 급감해 르노삼성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그나마 QM5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 뉴 QM5가 7618대가 팔려 전년보다 39%의 증가율을 보였다.
쌍용차(003620)는 지난해 2월 선보인 코란도C로 계속 밀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1만615대의 실적을 올리며 주력차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 대형차 인기 '뚝'
준중형과 중형 모델들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형차는 판매 대수가 늘지 않아 완성차 업체로서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현대차 에쿠스는 지난해 1만3489대가 팔려 전년(1만4999대)에 비해 10.1%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지속적인 판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제네시스는 지난해 2만3088대가 팔려 전년 판매량(2만3892대)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 (왼쪽부터) 현대차 에쿠스, 제네시스
기아차 오피러스도 지난해 5600대가 팔려 전년(8216대) 대비 크게 감소했다.
대형차의 부진속에서 쌍용차 체어맨은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10월 388대, 11월 491대, 12월 681대가 팔린 체어맨은 지난해 총 7030대가 팔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해 고유가, 차량 유지비 등 실용성 측면에서 대형차보다는 준중형이나 경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다운사이징 추세가 이어지는 것을 볼 때 향후 대형차 판매의 하향 추세는 계속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고급 옵션들이 대형차에만 장착됐던 것이 중형차나 소형차에도 장착되는 등 고급옵션의 하향 평준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FTA 발효 후 자동차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향후 대형차에 대한 투자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