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앵커 :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 오늘 이곳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가전전시회, CE쇼 개막 직후부터
정말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인데요. 삼성전자가 사람이 더 많기는 합니다.
전통의 강자였던 소니나 파나소닉 같은 일본 가전업체들도 부스를 마련했지만 특별한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참관자들 중 아시아계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겁니다.
지난해 참석한 사람들한테 물어보니까 아시아계 사람들이 이 정도까지 많지는 않았다고 하는데요.
올해는 아시아계가 과장을 조금 보태 절반 가까이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대부분 중국계로 추정되는데 그만큼 세계 가전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이 강화된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하이얼이나 하이센스 등 중국 가전업체들의 부스도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고 합니다.
어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중국이 무섭게 쫓아온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중국업체들은 CE쇼 같은 가전전시회에서 삼성전자나 엘지전자가 제품을 내놓으면 다음날이면 비슷한 제품을 만들 정도라고 합니다.
엄청난 기술 경쟁력에, 전세계 최대 내수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모두들 중국 가전업체에 대해 긴장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55인치 LED를 나란히 발표했어요. 현지 반응은 좋나요? 양산 일정이 궁금합니다.
55인치 OLED TV가 단연 압권입니다. 외신기자들이나 전시회 참석자들의 관심도 폭발적인데요. 하지만 양산일정에 대한 답들은 정확하게 나온 것이 없습니다.
어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이 하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해 전략 고객에게 판매한다고 하고, 지금 기자간담회를 진행 중인 LG전자도 연내 생산하겠다는 점을 밝히고는 있지만 소량 양산이라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 입니다.
삼성 쪽에 알아보니까 양산이라고 말할 정도 수준이 되려면 최소 300만대에서 500만대는 돼야 한다고 합니다. LG전자도 OLED TV가 어느 정도 자리잡는 시점을
대략 2015년으로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양사 모두 기술적으로 완성도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눈이 이상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제품에서는 시야각에 따라 미세하게
색상이 변하는 현상마저 일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색상 변화에 대한 의견은 저만 말하는 게 아니더라구요.
요즘처럼 소비자의 기대치가 높이진 상황에서 무턱대고 IT관련 상용 제품을 내놓는다면 선점은 고사하고,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화제를 바꿔서요. 어제죠. 이곳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소니가 OLED TV를 내놓는다는 루머에 한동안 술렁거렸습니다.
확인한 결과 소니가 발표한 크리스탈 OLED는 LCD디스플레이의 진화버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 삼성과 LG의 TV 전쟁이 볼 만 할 것 같아요. 구글TV나 음성인식, 동작 인식은 어떤가요?
기자 : 양측의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기자들조차 TV와 관련해 부정적인 얘기라도 할라치면 해당사 관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니까요.
삼성전자는 콘텐츠 수급이 어렵다는 핸디캡 속에서 여전히 스마트 기능을 강조하면서 어려운 길을 자초하고 있구요.
LG전자는 마케팅 포인트로 직관적인 3D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스마트 기능을 가긴 갈 텐데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죠.
예상과 달리 LG전자만 구글TV를 내놨는데요.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시작한 것 일뿐 주력 사업모델은 아니라는 게 LG전자의 입장입니다.
구글TV가 있는 장소가 전시관에서 그리 나쁜 곳은 아니지만 손이 가질 않더라구요. 우리가 스마트폰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럴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삼성전자는 구글TV를 이번에는 선보이지 않았습니다. 하긴 할건데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TV의 음성인식에 기능에 대해서는 큰 기대만큼 만족도가 높지 못했습니다. 일단 문장이 아닌 음절, 단어만 인식하는 수준입니다. 주변이 시끄러워서 그런지 제대로 동작을 안되더군요.
이번에 처음 선보인 동작인식은 일정 거리 안에서만 운영되는데요. 기존 동작인식 TV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