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유럽의 위기감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금리를 결정하기 위해 12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ECB가 금리를 기존의 연 1%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같은 예상은 최근 발표된 독일의 실업률, 제조업지수 등 경제 지표들이 양호하게 발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유럽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만큼 ECB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옥 있다.
◇ 2012년 첫 기준금리 1% 동결 유력
카스틴 브제스키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유로존 거시 경제 상황은 ECB 전망과 일치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동결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는 "최근 발표하고 있는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ECB가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로 제시한 지난 2009년 5월 기준과 비교, 거시 경제 전망은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필립 샤 인베스텍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거시경제 지표들이 개선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ECB 위원들은 기준금리 1%를 바닥권으로 보고 있다"며 "기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것에 불편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회의에서도 금리 인하 결정에 일부 위원들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더욱이 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0월부터 ECB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유동성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단기간에 ECB가 많은 정책을 내놨기 때문에 이 정책들의 효과를 확인하고 움직이자는 의견이 내부에서 힘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ECB가 제안한 조치들이 모두 시행에 들어간 상태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제임스 닉슨 소시에떼 제네랄 이코노미스트도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그는 드라기 총재가 취임한 직후 지난 11월과 12월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해 현 기준금리 1.0%는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권모술수에 능한 마키아벨리안들과 같이 생각해본다면 금리를 인하하는 것보다 금리를 동결, 유럽 정책결정자들이 유럽 해법을 내놓을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 더욱 유럽 위기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금리인하 깜짝 카드 나올수도
다만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명분이 커지고 있는 만큼 ECB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마셸 알렉산드로브스키 제프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ECB는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 포인트 낮춘 0.75%로 전격 인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ECB가 곧 양적완화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양전완화 조치가 수일 내에 나오기는 힘들겠지만 ECB의 최근 움직임은 양적완화 조치를 시행에 임박했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알렉산드로브스키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우선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모아야 할 것"이며 "다른 비전통적인 정책들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됐을 때, 양적 완화를 실시해야 한다는 쪽으로 ECB 내부 의견이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CB 결정에 정답은 없다"면서도 "ECB는 이달에 이어 다음달 추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고, 금리가 바닥에 위치하면 양적완화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