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의 저축은행 공동 조사 방안 방침이 알려지자 저축은행 업계가 무리한 조사에 따른 영업력 손실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조사 횟수에 비례해 검사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도 아닌데 영업정지 저축은행과 감독당국의 과오를 남아있는 저축은행에 부담으로 떠넘긴다는 입장이다.
◇ 저축銀 "시어머니 둘 이상이지만 검사 신뢰성은.."
12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감원과 예보가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강화를 위한 공동검사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형 저축은행 등 20개 안팎의 업체가 해마다 검사를 받게 됐고 상시 구조조정이라는 위험을 떠안게 됐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저축은행 업계의 업보'라며 어느 정도 체념하면서도 검사로 인한 영업력 손실, 신뢰성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가 금융감독 당국과 동시에 검사를 한다는 말은 곧 금감원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방증 아니냐"며 "검사가 늘어날 수록 임직원들의 영업력 손실이 큰 만큼 감독기관을 일원화하고 감독기관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 자료 조사건까지 더하면 시어머니가 둘이 아니라 그 이상"이라며 "감독당국의 관리 소홀 책임을 이중 검사로 업계에 떠맡기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모의고사를 많이 보는 것만으로 수능성적이 올라가지 않듯이 검사를 많이 한다고 해서 신뢰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저축은행 인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이나 기획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검사에 응할 텐데 이들이 지나온 행적을 정리하느라 미래 지향적인 업무를 추진하지 못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저축은행 비리로 관련 사람들이 수감되는 마당에 원죄는 업계와 금융당국 둘 다에 공동으로 있다"며 "금융당국은 관리 책임을 다하고, 업계는 서민금융이라는 근본 취지에 맞게 활동해 두 곳 모두 건전성과 신뢰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예보 조사권 금감원에 밀릴 수도..책임 소재 우려
다른 한편에서는 공동조사에 대한 금감원과 예보 사이의 역할 분담과 책임 소재 등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보가 조사권과 관련해 금감원에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공동조사를 벌인 후 감독이나 관리 소홀 문제가 터진다면 금감원과 예보의 책임 소재는 어떻게 판명할지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예보는 지난주 조직개편을 끝내고 저축은행 검사와 관련된 정비를 완료했고 공동검사에 철저히 준비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존에 있었던 저축은행지원부를 저축은행지원부와 저축은행관리부로 세분화하고, 저축은행 조사관련 교육도 받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현재 조직개편은 완료됐고 관련부서 인원도 최대 30명까지 충원했다"며 "검사를 맡은 직원들이 연수를 받고 있는 등 공동검사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검사권이 강화된 만큼 커진 리스크는 윤리교육 강화 등을 통해 최소화 할 것"이라며 "부정부패 등 리스크에 대한 노출을 피할 수는 없지만 정검을 확실히 해 부작용 없앨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