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롯데, 삼성, 신한, KB국민카드 등 4개 전업카드사와 외환은행이 12일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구제책을 발표한 가운데 피해자들은 동일한 감면 비율 적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과실여부에 따라 감면율을 차등 적용해 피해자들이 발표 내용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을 받을 경우 '카드 없애기 운동' 등 강력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 전업계 카드사·외환은행..피해액 최대 40% 감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대(40%)·하나SK 카드(45%)가 카드론 보이스피싱 구제책을 발표한데 이어 이날 나머지 전업계 카드사와 외환은행도 최대 40%까지 보이스피싱 피해액을 감면키로 했다.
이날 피해구제책을 발표한 5개 카드사들은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는 감면율을 10%포인트 늘려 피해액의 절반을 감면해 줄 계획이다.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카드사들의 실제 감면액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대원 보이스피싱, 카드론 피해자 소송모임 대표는 "지난 달 피해액 감면방침을 밝힌 한 카드사는 자체적으로 만든 조건에 따라 감면율을 차등 적용해 실제로 감면받을 수 있는 비율이 30~35%에 불과한 피해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애초 카드사와 직접 카드론 계약을 한 적이 없고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 노출도 범죄자들의 사기 행각에 따른 것"이라며 "현대카드처럼 피해자의 과실여부와 상관 없이 감면율을 일괄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감면율 차등 적용시 카드 없애기 운동 불사"
특히 피해자들은 카드사들이 감면율을 차등 적용할 경우 카드 없애기 운동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카드론 피해자 소송모임에 따르면 현재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은 78명, 2차 소송을 준비하던 중 현대카드가 피해구제책을 발표해 소송을 보류한 사람은 200여명에 달한다.
이들 중 일부는 피해감면율이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대다수는 카드사들이 40% 수준의 피해감면율을 일괄 적용한다면 소송을 취하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을 계속 이어간다면 시간과 비용 부담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대원 대표는 "카드사들이 피해감면율을 일괄 적용해 더 이상 피해자들을 힘들게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소송 일괄 취하 등으로 깨끗이 정리하겠지만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실제로는 감면율을 깎으려 한다면 카드 없애기 운동 등으로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한때는 우량 고객이던 피해자들에게 가장 악랄하게 대처하는 카드사가 어딘지 공개하고 대대적으로 해당 카드 없애기 운동을 벌여 신용카드 줄이기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