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코레일 직원 1만6000여명이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등 정부와의 전면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도 "KTX 민간참여는 공기업의 독점사업을 빼앗아 재벌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코레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코레일 처장(4급), 부장(5급) 등 간부급을 포함한 직원 1만6211명은 16일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KOTI) 철도정책기술본부장을 '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성에 고발했다.
당초 코레일은 2000여명의 직원이 집단 소송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종 집계 결과 무려 8배나 많은 인원이 동참한 것.
이들은 교통연구원이 "민간사업자에게 고속철도 운영을 맡기면 KTX 운임이 20% 인하된다는 일방적 연구결과로 고속철도 민영화 논란을 촉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직원들은 고발장에서 "이 본부장이 지난해 2월부터 다수의 세미나, 워크숍, 언론기고 등을 통해 운임 20% 인하관련 편향되고 미검증된 주장을 의도적으로 반복해왔다"며 "주장을 정당화 하기 위해 코레일을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폭리만 추구하는 폐해가 막심한 기업인 것으로 매도했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또 "코레일은 이 본부장에게 구체적 데이터 사용, 사회적 혼란을 감안한 신중한 접근, 합리적 검증 실시 등의 요청을 수차례 해왔지만 이를 무시, 국가경제에 혼란만 야기했다"며 "국책연구원의 연구책임자 지위에 있는 사람으로서 곡학아세의 태도로 공기업 경영에 부당한 흠집을 내려는데 대해 상응한 법적 심판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시민사회단체도 들고 일어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 특혜, 공공성 훼손, 국민부담 가중시키는 정부의 KTX 민영화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철도운영권은 KTX뿐만 아니라 새마을, 무궁화노선 등 여러 노선이 있는데 정부가 민간에게 주려는 사업권은 수익이 발생하는 KTX뿐"이라며 "재벌기업이 운영하는 수서출발 철도노선에는 KTX만 있고, 새마을이나 무궁화 노선은 존재하지 않음으로 이는 민간에게 KTX 노선 독점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 "철도공사 부채에 대한 해결대책이 없어 오히려 철도공사의 경영을 더욱 악화시키면서 국민 세금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의 20% 요금인하 논리는 단기적 효과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는 요금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계획대로라면 6월 철도운영면허 추진과 7월 민간 업체 제안평가 및 우선협상대상자선정을 거쳐 민간 운영자가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