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올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이뤄진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폴 오텔리니 인텔 회장 간의 만남을 계기로,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 조합이 등장할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양사간 협력 관계가 단순 업무 협력을 넘어 출자를 통한 콘소시엄 형태로 '연합군'을 결성할 것이라는 관측이어서, 앞으로 전세계 통신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18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인텔은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인 롱텀에볼루션(LTE) 방식에서 각자 역할을 분담한 뒤 출자 형태의 콘소시엄을 구성하고, 공동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공동사업안은 인텔이 오랫동안 추진해왔던 휴대폰을 비롯한 모바일 디바이스에서의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 정책과 휴대폰 글로벌 1위는 물론 모바일AP와 통신장비에서 글로벌 선두권 진입을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과 인텔은 LTE 시장 석권을 위해 출자 형태의 합작회사 설립을 유력하게 고려하는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인텔과는 이미 공동투자 등의 방식으로 4세대 통신서비스 사업에 진출한 바 있어 각자 출자를 통한 법인 설립 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LTE 시장 석권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순 협력 차원을 뛰어넘을 것이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삼성과 인텔은 이미 지난 2009년 북미 시장에서 와이브로(해외 표준명 : 와이맥스) 사업 안착을 추진하면서 미국 3위 통신사업자이던 스프린트의 자회사 클리어와이어에 공동으로 투자한 적이 있다.
와이맥스와 관련해 총 29억달러를 투자한 경험이 있는 인텔은 통신칩 등을 공급하며 차세대 통신 서비스에 연결되는 모든 디바이스에 ‘인텔 인사이드'를 실현한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이때 삼성전자는 와이브로 기지국 등 통신장비와 휴대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 등을 책임졌다.
관련업계는 이재용 사장과 폴 오텔리니 간 만남에서 양사간에 상당히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사장과 폴 오텔리니 정도의 거물급 인사들이 회동을 할 경우 실무진에서 관련 현안에 대해 상당히 협상을 진전시켜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지난 CES 기간 중 열린 회동에서 상당 부분 합의를 이뤄냈고, 발표만 남겨놓았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삼성그룹은 지난 18일 인텔이 올해 처음으로 진출해 경쟁이 불가피 한 모바일AP 등 비모메리 분야 투자액을 지난해 7조5천억원보다 늘어난 8조원 가량으로 늘려 잡았다.
또 내부적으로 LTE 등 통신장비 사업에서 1위 에릭슨에 이은 '부동의 글로벌 2위' 달성 전략을 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