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세계 3위 D램 업체인 일본 엘피다가 미국 마이크론, 대만 난야와 경영 통합해 연합전선을 구축하더라도 한국 기업에 기운 판세를 뒤집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3사 연합군의 합계 점유율은 27.8%로 세계 시장 점유율 2위인
하이닉스(000660)(21.6%)를 앞서게 되지만, 시너지 효과 기대가 어려워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1년 3분기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005930) 45%, 하이닉스(000660) 21.6%, 엘피다 12.2%, 마이크론 12.1%, 난야 3.5%의 순이다. 외형상으론 일-미-대만 D램 군단의 점유율(27.8%)이 2위인 하이닉스를 6.2%포인트 앞서게 된다.
하지만 국내 업계에서는 연합군단이 삼성전자의 독주를 막고, 하이닉스를 따돌릴만한 파괴력은 갖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세 업체 모두 기술면에서 한국 기업에 뒤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20나노 D램 양산을 시작한데 이어 하이닉스는 상반기 중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두 회사만 유일하게 양산 기술을 보유하며 후발 업체들을 앞선 상황이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후발 업체의 만남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이미 한 두달전부터 관련 루머를 접해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 회사가 경영통합을 하더라도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느냐가 중요하다"며 "국내와 해외 기업의 기술 격차가 있어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3사가 경영 통합으로 점유율을 높이는 것과 기술력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별개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도 마이크론과 엘피다는 각각 이노테라, 파워칩과 제휴 관계를 맺었지만 업계에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며 "이번 통합의 결과도 이와 유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도 3사의 경영 통합이 가져올 효과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상무에 따르면 3사의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23%, 생산량 기준 19%에 불과하다.
그는 "3사는 가동률이 떨어지는데다 제품 경쟁력도 낮은 수준"이라며 "업계 1위 업체와 하위 업체의 만남이라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후발 업체끼리의 통합은 '1+1=1.5'의 결과를 내는데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24일 엘피다가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위해 미국의 마이크론, 대만의 난야와 경영 통합을 위해 협상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부터 D램 시황 악화와 엔고 등 이중고를 겪는 엘피다는 오는 3~4월 초 차입금과 회사채 상환 자금으로 약 920억엔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3사의 경영 통합으로 신용도를 높인 뒤 금융기관에 대출 만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엘피다 관계자는 이날 로이터 통신을 통해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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