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최근 미분양 주택이 쌓여가고 있는 지방 부동산 시장에 1억원 이상 아파트 가구수가 처음으로 200만 가구를 넘어서며 '거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통상 실수요자 위주인 지방 분양시장에 부동산 투자자들이 세종시, 혁신도시 등 주요 개발호재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높여가며 인근 지역 시세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26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현재(조사시점1월26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 가구수를 분석해본 결과, 총 286만8945가구 중 1억원 이상 아파트가 214만9868가구로 조사돼 사상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산을 비롯한 지방 전역에 걸쳐 매매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1억원 이상 가구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4년을 살펴보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억원 이상 아파트 가구수는 140만~160만 가구에 머물렀으나 2011년 들어 증가세가 본격화되면서 184만가구로 20만 가구 늘었고, 올해는 30만 가구가 증가해 214만 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4년전(2008년) 대비 1.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이 44만7461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대구 31만2177가구, 경남 27만6597가구, 대전 20만6730가구 순으로 1억원 이상 아파트가 많았다.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1억원 이상 아파트 가구수는 전체 아파트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52~55%)이었지만, 지방 분양시장 훈풍과 최근 몇 년간 신규 공급량이 적었던 탓에 집값이 상승함에 따라 올해 70%를 넘는 등 1억원 이상 아파트 비중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특히 부산, 경남 등 지난해 높은 청약 열기를 내뿜던 지역에서 신규 미분양 주택이 크게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지방 부동산 경기가 한풀 꺾인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9807가구로 전달보다 2767가구(4.1%) 증가한 가운데 지방 미분양 주택은 전달보다 2155가구(5.4%) 늘어난 4만1926가구로 조사됐다.
박정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지난 2~3년간의 수급 불균형 여파로 지방 아파트 매매값이 거의 두 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하지만 최근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미분양이 적체되고 있는데다 그동안 이어져 온 가격 상승으로 향후 지방 분양시장도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