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로비스트 박태규씨(구속기소)로부터 '부산저축은행그룹 구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징역형을 구형받았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우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수석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3년에 추징금 1억 3140만원, 박씨에게서 받은 골프채에 대한 몰수를 구형했다.
이날 김 전 수석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박씨 진술의 신빙성 결여, 허위진술을 했을 경우 그 동기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변호인은 "박씨는 새로운 정황이나 증거가 나오면 그에 맞춰 마치 새로운 기억이 떠오른 듯이 진술을 수시로 변경하거나 추가로 진술했다"며 "단순한 질문에 대해서도 바로 답하지 않고 질문의도를 파악하는 듯 머뭇거리다가, 일단 애매하게 대답한 이후 서서히 답변 내용을 정리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또 "실제로 로비 활동이 전혀 없었을 경우 김양(부산저축은행그룹 부회장)에 대한 사기 혐의로 15억원을 반환해야 할 지경에 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돈 문제에 민감함 박씨가 이를 피하고자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박씨가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후변론에서 김 전 수석은 미리 써놓은 메모지를 꺼내 읽는 와중에 목이 메이는 듯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김 전 수석은 "지난 10여년 간 박태규라는 사람을 가까이 알고 지낸 데 대해 제 스스로 깊이 자책하고 있다. 기자로 일할 때는 정보를 제공하는 취재원을 알고지낼 수 있지만, 공직자가 된 이후에도 사람을 가리지 않은 점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이어 "지금 이 순간 기가 막혀 땅을 치고 싶은 이유는 평생 언론인과 공직자로 살아오면서 금기로 생각했던 걸 놓고 재판정에 서 있다는 사실"이라며 "박씨와 10여년간 가까이 지내온 건 사실이지만 절대 지켜야 할 선을 넘은 적 없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김 전 수석은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박씨로부터 10여차례에 걸쳐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곰사 등의 감사를 무마하고 부산저축은행이 퇴출위기를 벗어나게 해달라는 명목으로 현금 1억1500만원과 1500만원 상당의 상품권, 150만원 상당의 골프채 2개 등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