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서울시가 30일 '서울시 뉴타운·정비사업 신 정책구상'을 발표하자 시장에서 기대와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업 투명성 강화와 주민 참여도가 높은 구역에 대한 사업 탄력 등은 기대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와 부동산 경기 침체를 더할 지도 모른다는 목소리가 함께 제기되는 것.
◇무엇이 기대되고 무엇이 우려되나
이번 결정으로 긍정적인 기대가 되는 점은 주민들의 의견 수렴이 많이 반영이 되는 만큼 사업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지부진한 구역은 해제가 되는 반면 주민 참여도가 높은 구역은 사업 진행에 탄력이 더 붙으면서 뉴타운·재개발 시장에 물갈이가 될 전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주민간 갈등이 없고 대다수 주민이 사업 추진을 원하는 구역에 대해서는 정비계획 수립 용역비의 50%를 지원하는 등 각종 행정지원과 제도개선을 통해 원활하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어서 사업 탄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세입자 정착을 위해 이미 건설된 재개발임대 공가에 우선 입주 및 준공 후 임대주택 입주 허용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서민 주거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반면, 구역 해지 추진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도권 중 특히 서울의 경우에는 부지 고갈로 신규 주택 공급물량이 나올 수 있는 곳은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등이다.
양지영 팀장은 "어렵게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추진이 되고 있는 구역을 해지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주택 공급 감소를 낳아 부동산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따라서 뉴타운·재개발·재건축의 사업 추진 해지보다는 속도조절로 중장기적으로 신규 공급물량이 감소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부동산의 경기 침체 속에서 뉴타운 해지는 찬물을 한 번 더 끼얹는 격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양지영 팀장은 "사업 초기인 단계에 있는 구역들이 많은 만큼, 해제되는 구역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투자한 사람들은 투자자금 손실이 불가피하며, 해당 구역의 부동산 가격 하락은 물론 인근 지역의 가격 하락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소요시간 단축과 재정 마련해야
실태조사와 조정 대상이 될 사업시행 인가 이전 단계의 구역은 모두 610곳으로 많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들 구역에 대한 점검과 조사, 동의 절차 등의 시행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시스템과 인력 운영, 해산시 추진위원회의 법정 비용 보조 방안에 투입될 실비 등을 감안할 때 재정 마련도 이번 발표 내용의 실효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부담 공유 부분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센터장은 "과다 지정된 구역의 해제와 정비와 관련해서 관련 법의 추가 개정과 해산시 발생 비용의 부담을 함께 하는 취지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가능성은 알 수 없다"며 "정부 지원과 참여가 없다면 실제 추진이 어려울 수 있고 해제 구역들의 불만과 항의, 소송 등 갈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결국 달라지는 정비 방식과 기존 지정 구역들의 해제에 대해 조합원과 거주자 등 다양한 관계자들의 이해를 어떻게 끌어낼 것이지, 추진을 위한 법적 정비와 인력 등 시스템 마련을 얼마나 빨리 진행할 것인가 등이 신 정책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서울시는 사업시행 인가 이전 단계인 610곳(아파트 재건축 제외) 중 추진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뉴타운·정비구역(83곳)과 정비예정구역(234곳) 317곳의 경우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구청장이 의견 수렴을 한 뒤 토지 등 소유자의 30% 이상이 요청하면 올해 안에 구역 해제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추진위나 조합이 설립돼 있어도 사업주체 측이 절반이 넘는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뉴타운 취소를 요청하면 해제 절차가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