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4월 총선이 코 앞이다. 통합과 전당대회, 예비후보 등록 등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야권은 2월로 총선 D-70을 맞았다.
야권이 언급하는 여소야대 정국이 되려면 남은 총선레이스에서 야권연대를 어떻게 성사시키느냐가 관건이다. 민심이 이명박 정부에는 등을 돌린 듯 보이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도 그런 것은 아니기에 야권연대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리얼미터가 30일 발표한 1월 넷째주 주간 정례조사에서 전주 대비 1.7%포인트 상승한 30.5%를 기록, 8주 만에 30%대에 재진입하며 다자구도 1위를 지켰다.
일단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의 조직 인선이 1일 강철규 우석대 총장의 공심위원장 임명으로 사실상 완료됐기 때문에 대화의 자리가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협의기구를 만들자는 제안에 "새 지도부가 출범했으니 내부정비가 우선"이라며 즉답을 피해왔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야권연대도 중요하지만 조직 인선도 마무리를 못했는데 급하게 할 수 있냐"면서 "정리가 되면 협상이 시작되지 않겠나"고 전망했다.
닥달하지 말고 조금만 기다리면, 내부정비가 끝나는대로 야권연대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야권연대의 다른 한 축인 통합진보당의 경우 지지율 정체 덕에 주장하는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를 관철시킬 뾰족한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도 지난달 31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말하자면 저희가 초인종을 누르고 전화벨을 울렸는데 전화를 안 받고 있는 형국"이라고 상황을 진단했다.
한편 유 대표는 "석패율제가 지역주의 정치지형을 바꾸는데 거의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진짜 중요한 문제들을 다 내팽개쳐 놓고 그것만 하고 있으니까 그 점을 지적한 것이지 석패율제가 야권연대의 걸림돌은 아니다"고 강조해 석패율제가 야권연대의 걸림돌이 아님을 강조했다.
야권연대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공식적 응답만 있으면 논란이 됐던 석패율제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역시 협상 테이블 성사 여부에 따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비관론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지지율 상한가인 민주통합당에 예비후보가 난립해 3~4%에 불과한 통합진보당과의 연대가 가능하겠냐며 고개를 젓기도 했다. 통합진보당과의 연대 없이도 사실상 1:1구도라는 얘기다.
통합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기자를 만나 "우리 당이 야권연대를 하자고 하면 지분을 달라고 떼쓰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솔직히 민주당이 안 하겠다고 하면 우리로서는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결국 야권연대의 필요성에는 양당이 공감하지만 민주통합당은 급할 것 없다는 느긋함을, 통합진보당은 모든 것이 열려 있으니 대화라도 시작하자는 조급함이다. 야권연대를 앞두고 '동상이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