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LG전자(066570)의 영업이익이 텔레비전(TV)과 휴대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1분기만에 '흑자전환'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23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고 1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조81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01% 감소했으며, 순손실은 1115억6100만원으로 '적자지속'했지만 적자폭은 축소됐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로도 흑자전환했으며, 매출액도 7% 넘게 증가했다.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평판TV 판매량 증가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가전사업이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 휴대폰 사업은 7분기만에 흑자전환했다.
연간으로는 영업이익이 280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8.9% 늘었지만, 매출은 3% 줄어든 54조2566억원을 나타냈다.
다만 LG전자가 이날 발표한 실적은 시장 예상치엔 조금 못 미쳤는데, 이는 개인용컴퓨터(PC)·DS(Digital Storage)·솔라(Solar) 사업부 등 독립사업부 적자폭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HE사업본부, 매출 6.3조..'성수기 효과'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 매출액은 6조3135억원, 영업이익은 149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북미·유럽·중남미 TV시장에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가 받쳐준 끝에 전분기 대비 매출이 18% 신장했다. 평판TV 판매량은 분기 사상 최대인 880만대를 기록했다.
업체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가 하락에도 불구, LG '시네마 3D 스마트TV' 등 프리미엄 제품 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흑자전환했다.
◇MC사업본부, '옵티머스 LTE' 효자노릇
MC사업본부(Mobile Communications) 매출액은 2조7751억원, 영업이익은 12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휴대폰 매출액은 2조6953억원, 영업이익은 99억원을 차지했다.
총 매출 수량은 전분기 대비 16% 감소한 1770만대를 기록했으나,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매출 구조를 개선하면서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MC사업본부 영업이익은 야심작 '옵티머스 LTE'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확대, 수익성 중심의 제품 운영 등에 힘입어 지난 2010년 1분기 이후 7분기만에 흑자전환했다.
◇HA사업본부, 매출-영업익 희비 교차
HA(Home Appliance)사업본부는 국내에서 870리터(l) 냉장고 등 대용량·고효율 제품 판매가 늘면서 매출이 전년보다 7% 증가한 2조9854억원을 기록했다.
또 해외에선 북미시장 매출이 회복세를 띠고 신흥시장 성장이 지속되면서 사업본부 전체적으로도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인상과 환율 영향으로 수익성은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다소 악화됐다. 4분기 영업이익은 646억원.
◇AE사업본부, 영업손 380억..전년比 '적자전환'
AE(Air-Conditioning & Energy Solution)사업본부는 6796억원의 매출과 3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미국·유럽 경기침체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다소 감소했다.
또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 상승, 판가 하락, 환율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TV·휴대폰 호조 지속될 것"
LG전자는 특히 올해 TV 시장에서 런던 올림픽과 아날로그 방송 종료 등 호재가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3D(입체) 방송이 시작되고 콘텐츠가 늘면서 3D·스마트TV 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 이에 따른 업체간 경쟁도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휴대폰 시장에선 스마트폰 위주의 성장 기조 속 롱텀에볼루션(LTE) 시장 선점을 위한 제조사·이통사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에 LG전자는 TV는 '시네마 스크린' 등을 통한 3D 스마트TV 시장 지배력 확대로, 휴대폰은 LTE폰 집중 전략으로 승부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에어컨 사업의 경우 에너지 규제 트렌드와 고효율 제품 인센티브 정책 등이 새로운 기회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상업용 에어컨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강화하는 한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 성장사업 기반도 다진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올해 경영목표로 매출 57조6000억원, 투자계획으로 4조2000원을 제시했다. 올해 투자계획은 연구·개발(R&D) 2조6000원과 시설 1조6000억원을 포함한다.
이같은 사상 최대 규모의 R&D 투자는 악조건 속에서도 미래에 대비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증권街 "LG, 4분기 장사 잘했다" 줄호평
LG전자의 4분기 실적발표 이후 증권 전문가들은 TV 사업의 견조한 성장과 휴대폰 부문의 흑자 등이 전체 실적 개선에 큰 폭 기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접어들기 위한 분기점으로서 합격점을 줄 만하다는 평가다.
박원재
대우증권(006800) 연구원은 "솔라부문 등 독립사업부 적자가 많이 나 전체 영업이익은 예상보다 덜 나왔다"면서도 "스마트폰과 TV 실적이 좋고, 특히 휴대폰 부문은 오랜만에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에 올해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예상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수준의 실적"이라며 "독립사업부 구조조정을 제외하면 영업이익 규모가 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 "이는 주력 사업인 TV와 휴대폰 부문의 선전에 힘입은 바 크다"며 "TV 마진이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7분기만에 흑자를 낸 휴대폰 사업도 당분간 안정적인 수익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 중 올 한해 가장 큰 성장폭을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도 "컨센서스는 다소 밑돌았지만 과거 예상치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며 "스마트폰 호조로 휴대폰 사업이 7분기만에 흑자전환했다는 점, TV 부문 성장세가 견조하다는 점 등 2가지 포인트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스마트폰 쪽만 좀 더 선전해주면 지난해 대비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이같은 시장 기대감이 벌써 주가에도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LG전자 주가는 이날 실적발표 이후 상승세로 전환, 오후 2시45분 현재 전날보다 1800원(2.18%) 뛴 8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