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지난달 6일 천안 지식경제공무원 교육원이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이날 개최된 '1조달러행정 2조달러정책 지식경제부 워크숍'에서는 1급 간부들이 온통 붉은색으로 치장한후 멋진 캐릭터를 뽐내는 것이 압권이었다.
상승을 의미하는 색인 붉은색으로 스파이더맨, 우체통, 레옹 등을 흉내내며 지경부 고위간부들은 기꺼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부하직원들과의 격의없이 결의를 다졌다.
이는 무역 1조달러 시대를 넘어 2조달러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공무원으로 변신해야한다는 홍석우 장관의 의중에서 시작된 것이다.
모든 게 정형화돼 있는 기업과 공무원들의 사고방식과 집단타성을 깨야 무역2조달러 시대를 순항할 수 있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지난해 1조달러 무역규모를 넘어서면서 한국은 쾌속 항진해왔지만 2조달러 시대는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한 예로 무역 2조달러, 3조달러까지 순항한 미국, 중국과 달리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 등 유수의 국가들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무역규모가 1조달러 아래로 다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우리나라 무역을 이끌어가는 효자종목인 13대 주력 품목들의 수출경쟁력을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추락할 것으로 관측돼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식경제부가 지난달에 조석 제2차관 주재로 열린 실물경제동향 점검회의에서 올해 13대 주력업종의 예상 수출액을 4416만6800만달러로 집계했는데 이는 지난해 4512만8300만달러보다 2.1% 하락한 규모다.
정부가 올해 무역수지를 250억달러 흑자 시현으로 예상했지만 이는 13대 주력부대보다는 외인부대 전투력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반도체와 휴대폰, 유화, 조선, TV, 철강, 자동차 등 7대 주력산업의 수출비중이 43.7%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경제 '허리'가 휘청할 수도 있다.
석유화학 부문은 수출 증가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고 무선통신기기와 가전업계의 경우 전반적으로 수출은 정체될 것으로 지경부는 내다봤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석유제품과 철강, 선박부문 등 3개부문에서 수출이 큰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여 묵직한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박수출만 해도 올해 23.9%가 감소할 전망이다.
강력한 레드룩으로 폭발적인 홈런을 뽑아낼 승부마를 육성해야 하는 시기다.
해법은 강소기업이다. 무역 1조달러를 넘어 2조달러를 달성하려면 일본과 독일처럼 단단한 강소·중견기업 육성이 중요하다.
지식경제부가 2020년까지 세계 시장에서 해외 유수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 300곳을 만들기로 선언한 만큼 성장 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무역2조달러 시대에는 우먼파워도 키워야 한다. 레드룩 대회에 참여한 지경부 공무원의 수는 남성이 326명, 여성은 고작 53명에 불과했다.
비율로 따진다면 주무관이 55.8%, 사무관이 21.7%, 서기관이 14.3%, 과장·팀장 2.9%, 나머지 국장과 실장급 이상은 여성비율이 전멸이다.
전체적으로 16.3%에 불과한 여성의 힘만으로 혁신적인 경제개혁을 끌어나가겠다는 것은 홍석우 장관이 말했던 발상의 전환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