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한나라당은 7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당명 개정 관련해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친박계 핵심 유승민 의원을 필두로 쇄신파가 의총 소집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에 따른 결과다.
당내 역학구도와 공천심사를 앞둔 미묘한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새 당명이 뒤집힐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이는 전권을 쥔 1인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반기로 해석될 수 있어 의원들의 “벙어리 냉가슴”(정두언)은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노정된 과정을 통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는 게 당내 일치된 평가다.
당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박근혜 리더십이 예전 철옹성만 같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친박계 일각에선 “박 위원장의 독선적 이미지만 부각됐다”는 우려도 흘러나왔다.
실제 이의가 받아들여져 의총이 소집되기까지는 새 당명에 대한 직접적 찬반보다 절차적 과정에 대한 지적을 덮고 넘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원내지도부의 설명이다.
대표적 쇄신파인 남경필 의원은 “당명이 좋고 안 좋고를 떠나 이명박 정부가 비판받았던 것은 결과보다 민주적 절차와 과정,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간접비교로 닮은꼴 행태를 비판했고, 홍일표 의원은 “박 위원장이 좀 더 민주적으로 보이길 희망한다”고 박 위원장을 직접 겨냥했다.
박 위원장에게 이들의 비판보다 가슴 아픈 대목은 자신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친박계 핵심으로 불리는 유승민 의원의 반기라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특히 유 의원은 당내 이의가 공론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새누리당이란 이름에 가치와 정체성이 전혀 담겨 있지 않다. 비대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의총 소집을 요구, 속앓이만 앓던 의원들의 불만에 물꼬를 텄다.
밀실인사 논란을 낳은 공천위 인선 파동에 이어 당명 개정 파문까지, 박 위원장의 독선적 리더십이 연일 도마에 오르면서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의 먹구름은 더욱 짙어졌다.